“제주도에 거주하는 제게, 서울에 있는 기업에서 2차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습니다. 면접 전날 일정을 확인하고 비행기 표를 샀는데, 24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면접관이 일이 있다’며 일방적으로 취소했습니다.”
7일 서울 종로구 청년희망재단에서 ‘2030정책참여단’이 발표한 ‘청년 면접 실태조사’에는 일부 기성세대 면접관의 부끄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030정책참여단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청년희망재단이 청년들의 눈높이로 정책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정책 파트너로 구직 경험이 있는 청년 1068명을 대상으로 올해 1∼5월 심층 설문조사를 했다.
면접을 경험한 청년 64.8%는 “면접 과정 중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특히 면접장 안에서 느낀 불쾌한 경험으로는 △적절하지 못한 질문(26%) △면접관의 태도 불량(19.2%) △면접시간 부족 문제(13.2%)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면접관이 보자마자 반말을 하고 ‘정글에서도 살아남을 것같이 생긴 게 성격은 예민한 것 아니냐’며 외모 비하를 한 사례도 있었다. ‘28세에 결혼하면 금방 그만두는 것 아니냐’ ‘체력이 중요한데 여기서 의자 들어보라’ 등 직무와 무관한 질문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박용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은 “능력중심 직무중심 채용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면접 전 대기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일방적으로 면접 일정을 통보 또는 취소하는 경우도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구직자는 “압박면접을 마치고 ‘합격문자’까지 받았는데 이후에 명단 발송이 잘못됐다며 취소한다는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조사에 참여한 2030정책참여단원 김정현 씨(28·울산과학기술원 재학)는 “취업면접이 갑과 을의 시각이 아닌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이 구직 활동 중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스피치 등 면접기술’(43.3%)과 ‘기업정보 파악’(39.3%)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접 준비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제도로 ‘컨설팅 지원’(44.1%)을 꼽았다.
청년희망재단은 이 같은 바람을 고려해 7일부터 ‘명품취업스쿨’에 참여할 신청자를 홈페이지(yhf.kr)를 통해 선착순 모집하기로 했다. 커리어 앤 라이프 박장호 대표와 함께 일대일로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면접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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