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물갈이 시즌… ‘朴정부 人事 막차타기’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03시 00분


8월부터 인사태풍 예고

다음 달부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둘러싸고 본격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주요 금융회사를 비롯해 금융 공기업, 금융 유관기관 등 금융권 수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현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금융권 CEO 교체일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일부 금융 공기업에서는 차기 CEO 자리를 놓고 전·현직 경제 관료들과 내부 인사들의 ‘막차 타기’ 물밑 경쟁이 시작된 모습이다.

○ 신한금융 ‘포스트 한동우’ 누구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장 8월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위 사장의 연임 여부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맞물려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는 가운데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위 사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사실상 2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이르면 11월경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 사장의 연임 성공 여부에 따라 차기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누가 신한금융 수장이 되더라도 내년에 계열사 CEO 물갈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12월 30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취임 때 “2년 안에 민영화를 이루겠다”며 종전까지 3년이던 행장 임기를 스스로 2년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7∼12월) 우리은행 민영화 진행 상황에 따라 이 행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행장이 재임 2년간 은행 실적을 개선시킨 데다 직접 해외까지 돌며 매각 세일즈를 펼친 만큼 민영화에 관계없이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우리은행의 최대주주가 예금보험공사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정권 말 ‘보은 인사’에 휘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임기도 12월 27일 끝난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에 오른 권 행장은 탁월한 실적과 리스크 관리로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기업은행장 중 연임한 사례가 없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장 자리가 정권 말에 외부 출신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금융 공기업 수장도 줄줄이 임기 종료

이 밖에 9월 임기가 끝나는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비롯해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11월) 등 금융 공공기관 수장들의 임기도 연내에 만료된다.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도 각각 내년 1월과 3월 끝나지만 연말쯤엔 차기 CEO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은 아니지만 정부 영향력이 큰 한국거래소 최경수 이사장의 임기도 9월 말에 끝난다.

이들 공기업 수장 자리는 연임된 사례가 거의 없어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그동안 경제 관료 출신들이 이 자리를 사실상 독점해 온 만큼 후임 CEO에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출신 관료들이 선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관행에 제동이 걸린 만큼 민간 출신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또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부실 관리 등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센 상황도 후임 인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금융권#인사#공기업#박근혜정부#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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