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정식]서비스경제, 선택과 집중이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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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정부는 최근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우리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제고시켜 경제 활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산업 발전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완돼야 할 점 또한 많다.

먼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서비스산업의 범위는 넓다. 농림수산업과 제조업 그리고 건설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업종이 서비스업이다. 음식료, 숙박, 운수, 의료, 관광, 유통, 교육, 금융, 문화콘텐츠, 정보통신 그리고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포함된다.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도 업종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고용비중이 28%인 음식료, 숙박 그리고 운수업이며 의료와 교육이 각각 7%를 차지하고 있고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서비스업 전체보다는 특정 부분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내수와 고용을 늘리기 위해 음식료나 관광업을 육성하는 것과 신산업인 정보통신업을 육성하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번 정책은 신산업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관광, 의료 등도 포함해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 신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에 집중해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내수 부양에만 치중하기보다는 수출산업 지원을 병행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서비스업은 내수 업종이 대부분이다.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이 70%라는 수치 때문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내수 부양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일자리가 창출되는 음식료, 숙박, 운수 및 관광업은 대부분 소비 업종이며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있어야 한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약한 소규모 국가다. 내수 위주의 성장전략으로는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수출에 의해서만 성장률을 높이고 소득을 늘릴 수 있다.

지금처럼 수출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내수를 부양하면 결국 소득 없이 소비만 늘어 부채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수출 증대를 통해 소득을 창출한 뒤 소비를 늘려 내수를 부양시켜야 한다. 이러한 내수 부양이 기업 투자로 연결되면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경제로 우리 경제가 들어가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를 위해 서비스업만 지나치게 육성하는 전략보다는 수출산업을 병행 육성하는 성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융합 발전전략도 중요하다. 우리 경제는 조선,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중국 이전으로 이를 대체할 고부가가치 신산업이 필요하다. 신산업이나 고부가가치 산업은 모두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융합돼 있다. 따라서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제조업을 사양 산업으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보통신 같은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 외에도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지원부처가 분리돼 있는 정부의 서비스산업 지원체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구분이 없어지는 지금 과거의 지원체계로는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 발전을 통해 국부 유출을 막고 경제 활력을 제고시키려는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저성장과 부채 증가의 늪에 빠진 것은 지나치게 내수 위주, 그리고 서비스 위주 성장전략을 추진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서비스산업 발전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신산업 육성에 두고 수출과 제조업을 함께 중요시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 경제를 부채 증가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서비스산업#발전전략#수출산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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