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는 남자 주인공 최택(박보검)이 바둑대회에서 받은 상금 5000만 원을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택지는 세 개다. 일산 땅을 사거나 당시 정기예금 금리가 15%였던 은행에 넣어두거나 현재 강남의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은마아파트를 사는 것이다. 이 중 2016년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을 투자는 당시 투자금의 22배(11억 원 정도)로 거래되는 은마아파트다. 일산 땅은 19배 정도(9억5000만 원)로 뛰었고 은행에 넣어뒀다면 약 5배(2억5000만 원)를 손에 쥐었다.
그렇다면 2016년의 우리는 어디에 투자해야 20년 후 은퇴할 때 웃을 수 있을까. 이제 ‘부동산 만능시대’는 과거의 이야기다. 1, 2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가계부채도 급증해 유동성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이제 부동산은 증권화된 펀딩 형태로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 세금 등을 비용으로 생각하면 굳이 부동산 소유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은행예금은 그 매력이 더욱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는 1%대로 진입했고 주요 선진국의 예금금리는 0%대다.
이에 따라 리스크를 줄이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식 편입 비율이 3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는 순수 주식형펀드가 갖는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안정성은 높지만 금리가 낮은 채권의 단점도 보완한 투자 상품이다. 또 국내 주식으로 얻은 양도차익은 비과세이며 편입된 주식이 배당주라면 배당 소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률은 1.74%였다.
‘롱숏펀드’와 공모주 펀드도 저금리를 극복할 수 있는 상품으로 추천한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내릴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short)해서 차익을 남기는 전략으로 주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 공모주 펀드도 투자금 중 일부를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공모주 펀드를 활용하면 개인투자자도 소액으로 쉽게 공모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롱숏펀드와 공모주 펀드도 국내 주식 차익은 비과세다.
요즘 국내 자산가들은 변동성이 낮고 다양한 자산 투자로 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관심이 많다. 최소 투자한도가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아진 데다 기관 및 대형 연기금의 참여가 기대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별히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요구되는 시기는 아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저금리를 극복하거나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자산을 선택해 장단기 전략을 세운다면 20년 후에도 우린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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