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역 인근 한 쇼핑몰에서 운영된 갤럭시 스튜디오. 갤럭시S7엣지 출시일인 5월 19일부터 6월 8일까지 20일간 운영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애플의 텃밭으로 평가되던 일본에서 갤럭시S7엣지를 전작인 갤럭시S6엣지 대비 1.5배 많이 팔며 선전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2분기(4∼6월) 실적이 2년여 만에 8조 원을 넘은 가운데 삼성전자가 그동안 도통 힘을 쓰지 못하던 일본 시장에서도 예년보다 나은 성적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갤럭시S7의 엣지 모델만 현지 1, 2위 이동통신사인 NTT 도코모와 KDDI 2개 사업자로 출시했다. 두 통신사가 여름철 주력 스마트폰 중 하나로 갤럭시S7엣지를 내세우면서 보조금 경쟁까지 붙었다.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일주일간 진행된 예약판매 물량이 1만 대를 넘기는 등 갤럭시S6엣지는 물론이고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 수준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판 흥행 성적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현지 정보기술(IT)생활전문매체인 DIME는 7일자에 ‘갤럭시S7엣지가 일본에서 잘되는 이유’라는 특별 기사를 게재해 전과 달라진 온도차를 보여줬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기고자 및 저널리스트 등 4명의 대담 형식의 기사는 “갤럭시S7엣지가 올여름 성수기에 혼자 승리하고 있다”며 방수, 방진, 마이크로SD 카드 부활 등 주요 성능을 성공 이유로 꼽았다.
특히 일본에서 최근 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대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국내에서처럼 예약 구매자들에게 VR 헤드셋인 ‘기어VR’를 사은품으로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대담자들은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철수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갤럭시의 역습으로 (상황이) 조금 재미있어 질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출시 초기 도쿄 역과 오사카 역에 대규모 체험공간인 갤럭시 스튜디오를 약 한 달간 운영한 것도 효과적이었다는 평이다. 최근 KDDI가 한정판 100대로 출시한 ‘갤럭시S7엣지 인저스티스 에디션(Injustice Edition)’도 3분 만에 매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일본 도쿄의 일본법인 사옥을 매각하고 지난해 말 법인 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0명을 감원하면서 현지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에 시달릴 정도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애플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소니와 샤프 등 현지 브랜드들이 여전히 굳건해 쉽지 않다”며 “한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도 일부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까지 두 자릿수 점유율를 유지하던 삼성전자는 2014년 한 자릿수 점유율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제품에서 ‘삼성’ 로고를 지우는 등 현지화에 힘썼다.
다만 이번 흥행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의 첫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5SE에 이어 아이폰7이 가을에 출시될 예정이고 애플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소니도 ‘엑스페리아X 퍼포먼스’를 출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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