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성공의 어머니’인 실패… 단, 비전이 명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03시 00분


혁신적 전자제품의 대명사인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최근 자신이 1개의 진공청소기 히트상품을 내놓기까지 5127개의 새로운 시제품을 제작하고 시험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내’를 강조했다.

그러나 경영학계에서는 ‘무작정 인내만 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본다. 인내에도 조건이 있기에 인내심이 요구되는 경우가 어떤 때인지를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쥘리앵 퀴쟁 프랑스 IAE대 교수 연구진은 이런 관점에서, 조직의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나은 경우는 언제인지를 연구했다. 이들은 침체를 거듭하던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인 및 관광 진흥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했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를 프로젝트 1단계, 2008년부터 2016년까지를 2단계로 구분한 뒤 프로젝트가 어려움에 봉착했던 시기, 그리고 재추진된 시기 등을 시간별로 정리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혁신과 변화를 표방한 추진 사업은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리더 본인이 혁신에 대한 명확한 비전, 추진 의지, 전략적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 교착이나 난관에 직면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사업을 지속했으며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변의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을 때에는 리더가 지나치게 ‘몰입’했다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도전적인 일을 추진하다 보면 늘 난관이나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돌아서라도 가야 할지,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인내하고 도전하라고 쉽게들 말하지만, 인내가 그저 ‘자기 고집’의 산물이라면 포기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다이슨 같은 기업이 단지 인내와 의지만 가지고 성공한 것은 아니다. 무작정 ‘인내’를 강조하기 전에 과연 목표와 비전이 정말로 명확한지, 추진 동력이 될 관련 전문지식은 충분한지 우선 살펴봐야 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경영의 지혜#경영#리더#비전#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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