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에서 보험 관련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다. 금융 당국이 다양한 제도 개선을 통해 보험 불완전 판매 근절을 추진한다는 소식부터 보험 관련 민원과 소송 등에 대한 보도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권 민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보험권 민원이었다는 내용은 보험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소식이었다. 최근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들과 보도로 보험의 가치와 순기능이 퇴색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보험의 기본 원리는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이 돈을 각출하고, 실제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개인이 사고로 겪게 되는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대비해 줄일 수 있다. 이것이 보험의 가장 핵심적 가치이자 역할이다. 보험은 고대 시대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시절부터 사람들은 서로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힘을 모았던 것이다. 보험은 가장 역사가 깊고, ‘인간미’가 가장 진하게 묻어있는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보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계(契)’다. ‘계’는 공통된 이해를 가진 사람들의 지연적·혈연적 상호협동 조직이다. 신라시대의 가배(嘉俳)나 화랑들의 향도(香徒) 같은 다양한 공제 활동들이 고려시대에 각종 계의 형태로 발전했다. 19세기 후반 문호 개방을 계기로 영국과 일본계 보험회사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현재의 보험업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보험산업은 고속 경제성장 시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 생명보험 시장의 규모는 세계 7위로 발돋움했다. 생명보험사들의 자산은 725조 원에 육박하며, 지난해 연간 지급한 사망보험금만 10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국가 예산이 375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생명보험이 국내 경제에 얼마나 이바지하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지출한 돈이 1349억 원에 이른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보험 상품을 통해 사회 안전망 구축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NH농협생명도 농협의 뿌리인 농촌·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연 10회 이상 농촌에서 무료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교육 소외 계층인 농촌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보험의 사회적 역할과 순기능에도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고 다른 금융업보다 민원과 분쟁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보험산업은 소비자의 신뢰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상부상조라는 본연의 가치를 되새기고 그 역할을 인정한다면 보험은 더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보험사의 자구적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고객을 가장 우선시하는 고객중심 경영 문화를 구축해 금융소비자 보호와 권익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다.
‘아파봐야 보험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다. 아프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누군가는 분명 고통을 겪게 된다. 여러 사람이 그 고통을 나눠서 짊어지는 것이 보험이다. 많은 사람이 보험의 가치와 순기능을 제대로 인식하여 보험에 대한 신뢰가 견고히 쌓이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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