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여파로 국내에서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탈취제 ‘페브리즈’에 대해 제조업체인 피앤지(P&G) 본사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피앤지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본사로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페브리즈의 안전성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피앤지가 다수의 한국 언론 매체를 초청해 본사의 실험실 등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호흡기 질환 유발 위험이 있는 디데실디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DDAC) 성분이 페브리즈에도 들어 있다는 사실이 최근 한국에서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간담회를 자청한 것이다.
마크 프리처드 피앤지 글로벌 브랜드 최고책임자는 “지금까지 한국 소비자들이 보내준 신뢰에 책임을 느끼며 이에 부응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 페브리즈 매출은 이번 논란이 시작된 이후 50%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피앤지 측은 “페브리즈 제품에 들어 있는 DDAC는 입자가 커서 폐로 들어갈 가능성이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환경보호국(EPA)은 폐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자의 크기를 1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로 보는데, 피앤지는 DDAC 입자 크기를 조절해 85∼120μm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100μm 이하의 입자가 일부 상부 호흡기까지 들어갈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이 기침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시켜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물방울 형태로 섬유에 붙은 DDAC는 휘발성이 없어 코로 냄새를 맡아도 호흡기로 흡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페브리즈의 DDAC 성분 함유량도 위험 수위보다 낮다는 게 피앤지의 주장이다. EPA는 DDAC의 안전 수준을 m³당 14.3μg으로 규정하는데, 페브리즈에는 이 기준의 447분의 1인 0.032μg만 함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피앤지는 페브리즈를 분사한 뒤 공기 중에 남은 DDAC 함유량을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피앤지의 연구개발(R&D) 부서 인체 안전성 독성학자인 권석 박사와 제인 로즈 박사는 “소비자가 제품을 이용하는 것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페브리즈를 1분간 1300회 뿌려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나온다. 박동욱 방송대 환경보건학 교수는 “DDAC는 독성이 꽤 강한 화학물질”이라며 “안전하다고 간단히 단정할 수 있는 화학물질은 없으며 보통 사람에게 괜찮을 수 있는 화학물질도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