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번 주 19, 20, 22일 3차례에 걸쳐 부분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연대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1일에도 부분 파업하기로 해 오늘부터 4일 연속 파업한다.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두 노조의 동시 파업은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맹의 공동 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평균임금이 9600만 원인 현대차와 7800만 원인 현대중 노조가 거리로 나오는 상황을 온당하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올 들어 현대차가 국내에서 만든 자동차 비중은 전체 생산 대수의 36%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 가깝고 생산비가 싼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한 결과다. 국내 전체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어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지위를 인도나 멕시코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구조조정 대상인 현대중이 고통 분담을 하기는커녕 파업에 나서는 것은 혈세로 조선업을 지원한 국민의 뒤통수를 치는 격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 및 일반 연구직 조합원에 대한 승진거부권 보장을, 현대중 노조는 기본급 5.09% 인상과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에 대한 해외연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야 어떻게 되건 단물만 빨아먹고 내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발상이다. 대우조선해양에 기생하며 회사를 거덜 낸 정피아 낙하산 집단과 뭐가 다른가.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부분 파업과 잔업 거부로 입은 손실은 4500억 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진출을 외면하고 국내 기업은 해외로 이전하는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제조업 공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오랜 기간에 걸쳐 경제에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상처를 안길 것이다.
두 대기업 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는 노동개혁의 시동을 다시 걸 필요가 있다. 노동 4법 가운데 파견법 개정안은 대상 업종을 용접 도금 등 뿌리산업으로 확대해 파업으로 초래되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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