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세련·첨단, 분위기 좋고… 24분 충전해 191km 달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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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친환경車 실제로 타보니… 성능은 쑥쑥·인프라는 제자리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휘발유차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보였다. 세련된 외부 디자인과 주행모드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계기판 등은 운전에 재미를 더해줬다. 현대자동차 제공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휘발유차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보였다. 세련된 외부 디자인과 주행모드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계기판 등은 운전에 재미를 더해줬다. 현대자동차 제공
“내연기관 자동차도 워크맨처럼 사라질까?”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이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약 100년 넘게 ‘교통수단의 제왕’ 지위를 누려온 내연기관 자동차는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한다는 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휘발유와 경유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급속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친환경차가 기존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아직 많다. 부족한 충전소, 긴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높은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자들이 친환경차의 성능과 내구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점.

현재 국내 친환경차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타보니 “와!”… 아이오닉EV

1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마리나 클럽&요트.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내놓은 상용화 전기차 아이오닉(IONIQ) 일렉트릭의 시승회가 열렸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대 강점은 191km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 번 충전으로 하루에 서울시내 출퇴근과 거래처 방문 업무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쏘울EV(148km)나 레이EV(128km)와 비교했을 때 주행거리가 약 40∼60km 길다. 100kW 급속충전기로는 완충까지 24분, 일반 완속 충전기로는 4시간 25분이 걸린다.

시승은 서울마리나에서 강남을 거쳐 강동구 카페 ‘스테이지 28’까지 왕복 약 6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도로에 진입한 뒤 가속페달을 밟았다.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힘이 일반 중형차 못지 않았다. 차로를 바꾸기 위해 운전대를 살짝 틀었는데 ‘삑삑’ 소리가 났다. 옆 차로에 다른 차가 가까이 있다는 경고음이었다. 내비게이션에는 가까운 전기충전소 위치도 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 안전장치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눈으로 즐기는 재미도 쏠쏠했다.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는 것에 따라 계기판이 녹색, 파란색, 빨간색으로 변했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디자인도 매력적이었다. 전기차인 덕분에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깨끗하게 막아 ‘첨단’의 느낌이 났다. 도로에서 다른 운전자들이 신기한 눈길로 쳐다보곤 했다. 약 3시간의 시승이 끝난 뒤 기자와 동승자는 의견을 모았다.

“생각보다 잘 나왔다. 기대 이상이다.”

다만 변속기 레버가 일반 스틱 모양이 아니라 전자식버튼(SBW)인 점은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아직 밋밋한 감이 있어 다음 세대에서는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 이날 현대차가 제시한 주행 코스가 강변북로 등 상습 정체구간인 탓에 ‘스포츠 모드’는 제대로 시험해 볼 기회가 없었다. “일상의 교통체증을 체험해 보라”는 취지였지만 성능을 시험해 보기엔 부적합한 코스였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감면을 적용 받으면 4000만∼4300만 원.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을 추가로 받으면 2000만∼2500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장하는 시장…

인프라는 과제


전기차 시장 규모는 아직은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판 전기차는 2013년 277대였으나 지난해는 1364대로 2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기차시장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는 역시 인프라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소는 330여 개에 불과하다. 주유소가 1만2400여 개인 점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정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친환경차 강국’ 대열에 들어서며 전국에 3만4000여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확보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충전소를 1400여 개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전기차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숫자다. 현대차도 이 같은 국내 사정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와 함께 이동식 충전차량으로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은 “하반기 제주에서 이동 충전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아이오닉ev#인프라#친환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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