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선진국 ‘新 경제 애국주의’]
구조조정TF 참여 해리 윌슨씨
‘메이드 인 USA 제품을 애용해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자’는 미국판 ‘21세기 물산장려운동’은 언제 시작됐을까.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 자동차의 자존심’ GM 살리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연방정부의 한 공무원은 “독일차와 일본차만 타는 주변 사람들에게 ‘다음엔 GM도 한번 타보라’고 권유했다”고 회고했다.
기업구조조정 컨설팅 전문회사인 마에바그룹 최고경영자(CEO)인 해리 윌슨(45·사진)은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GM를 살려낸 ‘자동차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 15인 멤버 중 한 명이다. 그는 “GM의 부활은 미국 시민의 애국심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원인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 TF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TF 총책임자로 내정된 인물에게 e메일을 보내 ‘섬유공장에서 근무하던 내 어머니도 정리해고를 당하지는 않았다. 내 경험과 능력을 정리해고의 아픔을 최소화하는 데 쓰고 싶다’고 썼다. TF는 정치적 성향은 문제 삼지도 않았다.”
그는 하버드대 학부(행정학)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블랙스톤 같은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에서 구조조정 업무의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당시 TF를 도울 실무요원 50명 정도를 뽑았는데 ‘적은 월급과 살인적 근무 강도 때문에 지원자가 거의 없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수천 명의 인재가 오로지 일자리를 지켜내자는 애국심 하나로 몰려왔다”고 전했다.
―GM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은….
“실직자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구조조정 때문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GM을 부활시키지 않았으면 미 전역에서 수백만 명의 실직자가 더 나왔을 것이다. ‘해고당하는 사람은 잘못이 없고, 그들 뒤엔 가족이 있다’는 점을 잊지 않으려 했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GM의 경쟁사인 포드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처음엔 ‘경쟁업체 살려내는 걸 왜 이렇게 열심히 도와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GM이 망하면 자동차부품 공급업체들도 덩달아 도산하게 돼 타격이 포드에도 미친다. 당시엔 ‘우린 미국이란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란 생각이 정말 강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