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낮춰라” HUG, 개포주공3 분양 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6일 03시 00분


“3.3m2 당 4313만원 너무 비싸”… 보증 거부로 재건축 분양승인 차단
상반기 주택 인허가 25년만에 최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 고공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과열 조짐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UG는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보증 신청을 반려했다고 25일 밝혔다. 현대건설이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이곳은 평균 분양가를 국내 일반분양 아파트 중 최고가인 4313만 원(3.3m²당 기준)으로 책정해 화제가 됐다.

HUG는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로 보증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보증을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HUG 등의 분양 보증이 없으면 아파트 분양사업자는 관할지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을 수 없고, 해당사업은 중단된다.

HUG 관계자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강남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주거안정을 위한 공적업무를 주로 맡는 공기업으로서 이런 사업을 보증해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과열 조짐을 진화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정부는 이달 초부터 분양가 9억 원 이상의 신규분양 단지에 대한 공공기관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막는 규제도 시행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35만5309채로 상반기 기준으로 1991년 이후 최대였다. 이는 전국적으로 50만 채 이상이 분양되며 ‘공급과잉’ 논란이 일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약 18% 늘어난 수치다.

HUG의 보증 거부로 전체 사업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디에이치 아너힐즈 사업 관계자들은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축비, 입지조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재건축 일반분양가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8월 말 이후 분양가를 다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주택도시보증공사#hug#재건축#디에이치 아너힐즈#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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