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전 세계 누적매출 4조 원을 넘은 오리온 초코파이(왼쪽)와 초코파이 바나나. 오리온 제공
1973년 동양제과(오리온의 전신) 과자개발팀장은 미국 출장 중 호텔 카페에서 맛본 납작한 보름달 모양 초콜릿 과자에서 영감을 얻었다. 1년간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촉촉한 식감을 갖춘 제품을 내놨다. 바로 오리온 초코파이다. 1989년에는 타사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름을 ‘초코파이 정(情)’으로 바꿨다.
오리온의 초코파이가 42년 만에 누적 세계 판매액 4조 원을 넘어섰다. 오리온이 창립된 지 60년 만에 거둔 성과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국내 및 해외에서 2000억 원어치의 초코파이가 팔렸으며 6월 말까지 누적 매출은 4조1500억 원으로 집계됐다”라고 25일 밝혔다.
초코파이는 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2년 1월의 매출액은 43억 원으로 국내 제과업계 단일상품으로 처음 월 매출 40억 원을 돌파했다. 1997년 중국에 공장을 설립해 해외진출을 시작했고 2008년에는 베트남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연간 매출이 2000억 원을 넘어섰다.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는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있다.
북한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측 공장주들이 2005년부터 북측 근로자들에게 1인당 하루 2∼9개의 초코파이를 간식으로 지급했다. 이렇게 공급된 초코파이는 북한 암시장에 풀려 비싸게 팔렸다. 7개를 팔면 북한 일반 근로자 한 달 월급과 같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북한 당국이 2015년 1월 북한산 짝퉁 초코파이인 ‘겹단설기’를 대신 공급하라고 입주업체를 압박해 반입이 중단될 때까지 초코파이는 개성공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이었다.
근거 없는 소문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초콜릿 비스킷 사이에 들어 있는 마시멜로의 열량이 엄청나게 높다는 소문이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마시멜로에는 지방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개당 마시멜로의 열량은 20Cal로 높지 않다”라고 해명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10월 초코파이 가격은 그대로 두고 개당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늘리고 초콜릿 함량도 13% 높였다. 올해 3월에는 42년 만에 처음으로 자매품인 ‘초코파이 바나나’를 선보였다. 초코파이 바나나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4월 초코파이의 월 매출은 처음으로 150억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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