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장 신설 등 규모 확대… LG화학-삼성SDI “파이커져 기회”
정부지원 업은 中기업 맹추격… 한국기업 점유율 점점 잠식
“처음 테슬라로부터 기가팩토리에 대한 구상을 들었을 땐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당시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28일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야마다 요시히코(山田喜彦) 일본 파나소닉 부사장은 26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 공개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함께 50억 달러(약 5조7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네바다 주에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5월 전 세계에 출하된 전기차는 95만9799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늘었다. ○ 배터리산업 팽창에 직·간접적 이득 기대
테슬라는 기가팩토리에서 배터리를 대량생산하면 가격을 2018년까지 3분의 2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올 상반기(1∼6월) 차 판매량이 3만 대 미만이었지만 2018년 연간 차 판매량 목표인 50만 대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파나소닉 배터리만 쓰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는 테슬라 전기차가 많이 보급돼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납품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는 아직 산업을 키우는 단계여서 영업이익률이 높지는 않다. LG화학은 2분기(4∼6월)에 영업이익 6158억 원을 냈지만 전지 부문에서는 312억 원 적자를 봤다. 삼성SDI는 2분기에 매출 1조3172억 원, 영업손실 542억 원을 냈다.
○ 중국 정부의 비(非)관세 장벽은 우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 업체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낮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5월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일본 파나소닉(32.5%)과 중국 BYD(15.1%)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BYD는 지난해 같은 기간(7.3%)에 비해 점유율을 대폭 늘렸다. 국내 업체들은 LG화학 5위(7.8%), 삼성SDI 6위(5.2%), SK이노베이션 8위(2.9%)에 그쳤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自國) 배터리업체 육성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한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제조업 혁신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첫 제조업 혁신센터인 ‘국가동력배터리혁신센터’를 정식으로 설립했다.
배터리산업 관련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 한국 배터리 업체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인 ‘삼원계 배터리’를 전기버스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정책으로 인해 삼성SDI가 중국으로 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도 감소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을 도입한 것도 국내 업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당초 인증은 가이드라인에 그쳤지만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인증을 통과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4차 심사가 돼서야 처음 인증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삼성SDI는 이날 “배터리 표준(인증) 이슈는 3분기(7∼9월) 내에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반기(7∼12월)에 전기차 배터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겠다”며 “유럽에 신규 거점(공장)을 진출하는 게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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