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관계자는 29일 “6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가량 증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 홈쇼핑 등 주요 유통 채널의 6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6월 매출이 전년 대비 12.5% 늘었고, 같은 기간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매출은 각각 5.0%, 5.2%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6월에 ‘소비 훈풍’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겪었던 쌍용자동차는 2007년 상반기(1∼6월) 이후 9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된 덕분에 사내 분위기도 좋아져 국내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 투자 등 주요 3대 경기지표가 모두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표가 개선된 데는 정부의 단기부양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소비 증가율 1.0% 중 승용차 등 내구재 기여분은 0.9%포인트에 이른다.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사실상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가 올 2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5.0%→3.5%)를 6월 말까지 연장하면서 소비자들이 5월과 6월에 집중적으로 승용차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5월(20.8%)과 6월(24.1%)의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율은 20%를 돌파했다.
주춤했던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10.4%)와 기계류(2.2%) 투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달보다 4.5% 늘었다. 건설투자 역시 조기 집행된 재정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집중되면서 건축(3.6%) 및 토목(2.0%) 공사 실적이 모두 증가했다. 생산의 경우 수출 부진으로 광공업 생산이 0.2%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1.0% 늘며 전체적으로 0.6% 증가했다. 5월(1.9%)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2월(1.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경기지표가 개선됐지만 본격적인 회복 단계에 올라섰다고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하반기(7∼12월)에는 자동차·조선업계의 하투(夏鬪),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구조조정 본격화 등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요인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오히려 100.4에서 100.3으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정부 역시 신중한 반응이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7월부터 승용차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고 자동차 업계 파업의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기준금리 인하 등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내놓은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적으로 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존에 내놓은 정책들이 정상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구조조정 이슈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부문장은 “이미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이라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정부가 구조조정 이슈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느냐가 앞으로 경기 회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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