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없다”는 소리 듣던 한국 맥주, 일본·중동에서 선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31일 17시 07분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 등으로 국내에서 수입 맥주 소비가 늘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서는 국산 맥주가 선전하고 있다.

31일 맥주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쇼핑센터 ‘이온몰’에서 한국산 맥주 ‘그랑 라거 아로마’(알코올도수 5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라거 맥주 특유의 톡 쏘는 청량감과 독일산 홉의 은은한 향이 특징인 이 맥주는 하이트진로가 한국에서 생산한다.

이온그룹은 이 맥주에 자체브랜드(PB)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2011년 7월 이온몰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이 맥주는 현재 이 쇼핑몰 판매량 2,3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355mL 1병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181엔(약 1965원)으로 아사히, 산토리, 기린 등이 만드는 맥주보다 20~30엔 싸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아 일본 애주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하이트진로 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PB제품 협력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온그룹도 이 맥주의 품질에 만족했다”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내 매출 중 60%정도를 차지하는 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연간 2000억 원의 매출을 일본에서 올리고 있다. 일본 전체 주류 업체 중 9위 수준이다.

이라크에서도 한국산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이라크에 맥주 수출을 시작한 2006년만 해도 연간 수출량이 1만6500박스(한 박스는 500mL맥주 20병)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0만7000상자, 169만 달러(18억8600만 원)로 불어났다. 올 상반기 수출도 작년 동기대비 40% 이상 늘었다. 특히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높은 도수의 주류를 선호하는 현지인의 입맛과 고온 건조한 기후를 고려해 중동지역 수출전용 맥주로 개발한 ‘하이트 스트롱’(알코올도수 6.4도)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한국 맥주는 맛없다’라고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외국의 유명 맥주생산업체들처럼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개발해 수출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