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주력 13개 품목중 12개 뒷걸음…노동계 파업-美보호무역이 ‘반등’ 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일 03시 00분


7월 수출 다시 두자릿수 급감

1일 부산 남구 감만동의 감만부두 야적장. 여기저기 비어 있는 공간이 눈에 띈다. 반면 주차장은 일거리가 없는 컨테이너 운송차량들로 거의 다 차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1일 부산 남구 감만동의 감만부두 야적장. 여기저기 비어 있는 공간이 눈에 띈다. 반면 주차장은 일거리가 없는 컨테이너 운송차량들로 거의 다 차 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미약하게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던 수출 실적이 7월 들어 다시 부진에 빠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10억4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456억9600만 달러)보다 10.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폭은 4월(―11.1%) 이후 5월(―5.9%)과 6월(―2.7%)에 점차 작아지는 추세였지만 석 달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13대 수출 품목 중에서는 컴퓨터(39.1%)를 제외한 반도체(―2.6%), 무선통신기기(―4.0%), 자동차(―14.6%) 등 12개 품목 수출이 모두 줄었다. 컴퓨터 관련 수출 증가는 지난달 말 종료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도 운영체제(OS)를 업그레이드한 컴퓨터 사용자들이 새 OS에 맞는 신형 부품을 구매하는 ‘반짝 특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대(對)중국 수출액 감소폭(―9.3%)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최근 경제계 일각에서는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이 무역보복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의 무역보복은 사실상 없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수출이 14.3% 감소한 부분은 앞으로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무역업계 안팎의 평가다. 산업부는 “기아자동차 멕시코 현지공장이 가동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지만, 올해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 움직임이 강해진다면 한국에 직접적 타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 늘어나는 이달에 수출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자동차·조선업계가 본격적인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있고 김영란법 시행과 산업 구조조정 본격화도 경기 회복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발표에서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가 최근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 흑자는 121억6840만 달러로 잠정 집계돼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역대 최장 기간인 2012년 3월 이후 52개월째 발생했다.

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박희창 기자
#신고립주의#반자유주의#보호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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