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김지원 주연 예고편 화제
알고보니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광고
내달 9일 개장 앞두고 이색 홍보
지난달 25일 영화 ‘the SF’의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 등에 걸린 영화 포스터. ‘the SF’는 신세계그룹이 9월 9일 개장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홍보를 위해 만든 가짜 영화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그토록 기다려 왔던 대한민국 첫 번째 초대형 블록버스터!”
인기 배우 정우성과 김지원이 주연을 맡은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 ‘the SF’가 9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영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영화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 영화가 한국판 ‘인터스텔라’가 될 수도 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25일 오픈한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thesf.co.kr)에는 미지의 별에 가기 위해 광활한 우주에서 고군분투하는 두 배우의 모습과 비장한 문구를 담은 예고편 영상이 걸렸다. 두 주연 배우의 인터뷰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다. 올가을 최고의 흥행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의 제작사는 강태공엔터테인먼트다. 제공은 MIKKI(미끼)픽쳐스, 제작·배급은 피싱(Fishing) 엔터테인먼트. 그렇다. 이 영화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 개봉을 기대했던 모두가 ‘낚인’ 것이다.
30초 분량의 메인 티저 영상이 6초쯤 흘렀을 때 1초도 안 되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문구 ‘OPEN-16.09.09 STARFIELD HANAM’에 비밀이 있다. 영화 제목의 ‘SF’는 ‘공상과학(Science Fiction)’의 줄임말이 아니라 ‘스타필드(StarField)’의 약자다. 영화 예고편이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야심작,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9월 9일 오픈을 알리기 위해 만든 광고였던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티저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 예고편이 신세계그룹의 쇼핑몰 홍보 영상이라는 사실이 비로소 확인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날 “여러 광고 후보 가운데 재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정 부회장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최종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된 영화 ‘곡성’의 명대사를 인용하자면 독특한 것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정 부회장이 아주 기발한 ‘미끼’를 던졌고, 누리꾼들은 콱 물어버린 것이다.
배우 정우성과 김지원을 볼 생각에 떨리는 마음으로 예매권 이벤트에 참여했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100명을 추첨해 다른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자유관람권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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