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슬로바키아-체코 3개국 시찰
“저성장 뚫을 무기는 품질뿐… SUV-친환경車로 공략해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8·사진)이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점검을 위해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등 유럽 3개국 출장길에 올랐다. 유럽 출장은 2014년 3월 이들 3개국 방문 이후 2년 5개월 만, 해외 출장은 지난해 3월 미국 방문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정 회장은 2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자마자 현대차 공장부터 들러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1∼6월) 유럽에서 49만1000여 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3%로, 유럽 시장 전체 성장률 9.1%보다 3.2%포인트나 높았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도 하반기(7∼12월)에는 불안 요인이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업체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로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견인한 유럽은 하반기에는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40만 대를 팔아 연간 유럽 시장 판매량 목표 89만1000대를 달성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결국은 품질”이라고 전제한 뒤 “제품, 생산, 판매,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 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3일 만날 러시아 공장 임직원들에게는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오랜 경기 침체로 2012년 294만 대였던 자동차시장 규모가 지난해 160만 대로 줄었다. 일부 글로벌 업체가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을 중단해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2014년 15.1%에서 지난해 20.3%로 오히려 올랐다. 정 회장은 러시아 일정을 마친 뒤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 체코 현대차 공장을 차례로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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