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판매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옴니채널 유통(Omni-channel Retailing·온·오프라인 및 모바일 유통망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사도록 하기 위해 가장 쉽게 활용하는 방법은 프로모션과 쿠폰이다. 이에 따라 쉐밍 뤄 미국 템플대 교수 연구팀은 기업의 쿠폰 발행이 고객의 행동과 소매업체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중국 백화점의 쿠폰 전략을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우선 백화점 고객충성 프로그램 회원 중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어느 한쪽 매장에서만 쇼핑하는 고객(총 3만3496명)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이후 이들을 크게 네 집단으로 나눠 A집단에는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을, B집단에는 오프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쿠폰을, C집단에는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각각 지급하고, D집단(대조군)에는 아무런 쿠폰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간 쿠폰을 받은 실험군(A·B·C) 집단 소비자와 쿠폰을 받지 않은 대조군(D) 집단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 패턴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까운 거리(반경 5km 이내)에 사는 고객들의 경우엔 어떤 쿠폰을 지급하든 쇼핑 패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기업 이윤에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매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면서 온라인 쇼핑만 하던 고객들에게 온라인용 쿠폰을 지급하자, 아무것도 지급하지 않은 경우보다 2배 많은 이익이 창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 경우 이익이 무려 800%나 증가했다. 하지만 집이 먼 고객 중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던 고객들에게 온라인용 쿠폰을 제공하자 오히려 이익률이 51% 떨어졌다.
오프라인 매장 이용자에게 온라인 쇼핑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대개 오프라인 쇼핑객의 경우 온라인 쇼핑객보다 가격 비교는 덜 하면서 물건은 더 많이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옴니채널 유통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수익성을 높이길 원한다면 오프라인 쇼핑객에게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도록 권하기보다는, 온라인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 들르도록 유도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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