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혁신위원장 김경수 “産銀 낙하산 없애려면 非금융자회사 다 팔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8일 03시 00분


김경수 KDB혁신위원장 “혁신 로드맵에 매각 원칙 담을 것”

KDB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위원회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KDB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위원회 운영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KDB산업은행이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본업(금융업)과 관련 없는 비(非)금융 자회사를 하루라도 빨리 모조리 매각해야 합니다.”

김경수 KDB혁신위원장(63)은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산은의 최대주주가 정부인 만큼 산은과 산은 자회사들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KDB혁신위원회에서 비금융 자회사를 최대한 빨리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KDB혁신위원회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의 비리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자 내부 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성균관대 교수(경제학)인 김 위원장은 2011∼2014년 산은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지내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은은 132개의 비금융 출자회사 중 46개사를 연내에 매각하겠다고 올 6월 밝혔지만 대우건설, 한국항공우주(KAI) 등 대형 회사의 매각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낼 방침을 내비치면서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연내에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혁신위는 9월 말 발표할 로드맵에 비금융 자회사 매각에 대한 원칙을 담을 계획이다.

최근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의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핵심 업무와 관련 없는 자회사를 너무 오래 떠안고 있어서 생긴 일”이라며 “금융기관이 조선사나 건설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는 것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빠른 매각을 추진하면서 당장 팔기 어려운 자회사에 대해서는 최고경영자(CEO)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국책은행으로서 산은은 ‘한국 금융의 하수도(부실기업 정상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량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상수도 역할’은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부실기업의 재무 상태와 산업 전망을 파악해 정상화를 주도해야 하는 산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하수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내부 회계 역량과 조사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혁신안에 담겠다”고 덧붙였다.

자회사에 대한 윤리경영 규정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16년을 끌고 온 대우조선해양처럼 산은이 자회사를 오랫동안 보유하면 자연스럽게 잘못된 관행이 쌓이고 갑을(甲乙)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혁신위에서 강화된 윤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산은이 정부에 손을 벌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국책은행으로서 지녀야 할 신뢰를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도 한국은행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에 참여하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정부가 산은에 4000억 원을 현금 출자하려는 일련의 과정에서 ‘혈세 투입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그는 “정부에 또다시 손을 벌리는 순간 마지막 남은 작은 신뢰마저 잃게 될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부실 자산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교수들이 주축이 된 한시적 자문위원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산은 혁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엄청난 만큼 절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과 직원들 의견 등을 두루 수렴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박창규 기자
#김경수#kdb혁신위원장#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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