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부터 SSG페이는 삼성 계열사 매장에서, 삼성페이는 신세계 전체 유통망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해 7월 신세계그룹은 유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선보였다. 그로부터 1년. 그동안 SSG페이는 가입자 수 약 190만 명을 달성하고 누적 결제건수 5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G페이 개발부터 시행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 김장욱 신세계I&C 대표(50)를 3일 오전 서울 중구 회현동4가 신세계I&C 본사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신세계그룹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제휴카드 혜택 부여 등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삼성과의 협의가 길어졌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삼성은 지난해부터 신세계 계열사에서 삼성페이 결제를 허용하는 문제로 협상을 벌여 왔다. 협상이 1년여를 끌면서 두 ‘형제그룹’이 알력 다툼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산업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각 업체가 폐쇄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다 기존 카드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어 오히려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단순히 신용카드 대신 휴대전화로 결제한다고 해서 간편결제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자동으로 쿠폰 적용이나 포인트 적립, 주차권 발급 등이 되도록 SSG페이를 개발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는 신세계 외 유통망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외연을 확장하고 각종 공과금, 관리비도 모두 SSG페이로 내는 일종의 ‘생활비 통장’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국내 간편결제 산업은 이제 1단계를 막 지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는 건 결제 수수료를 받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결제할 때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각자의 사업 영역과 연결지어 마케팅 정보로 활용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SSG페이 앱 내에서 마트 할인쿠폰이나 기프티콘 증정 행사를 하는 것도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초 단계라는 설명이다.
신세계가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는 등 ‘정보기술(IT) 실험’에 주력하는 데는 “아마존 같은 기업에 신세계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한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I&C 산하 ‘S랩’은 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 30여 명을 모아 만든 조직이다. 원하는 옷을 미리 입은 모습을 거울이 비춰주고 추천 의상도 골라주는 매직미러가 곧 스타필드 하남에서 첫선을 보이는 등 크고 작은 실험이 모두 이 조직에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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