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국가공인자격증을 가진 위그선(수면비행선박) 조종사가 11월 국내에서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아온 위그선 산업이 이제야 상용화를 위한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7일 해양수산부와 해양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연수원은 8일부터 3개월 과정의 ‘위그선 조종사 양성교육’을 시작한다. 위그선 산업 육성 얘기가 나온 지 10여 년, 단기 교육과정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 4년 만이다.
위그선은 수면 위 일정한 높이로 날기 때문에 그 조종사는 항공기 조종사 면허증과 해기사(海技士) 6급 자격증(선박운항 경력 2년 이상)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문제는 항공기 조종사 면허증을 가진 사람 중 해기사 6급을 따겠다고 2년 이상 배를 탈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2012년 7월에는 위그선 시험비행 중 조종사 사망 사고가 발생해 위그선 인증에 대한 규정도 강화됐다. 시험운항 및 교육용 위그선도 의무적으로 한국선급 인증을 받도록 한 것이다. 위그선은 법적으로는 선박으로 분류된다. 이에 해양업계는 조종사 단기 교육과정의 필요성을 정부에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위그선 산업을 키우려면 조종사 양성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올해 3월 30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회의 이후다. 민간 위그선 사업자의 설명을 직접 듣던 김 장관은 “실무자들이 소극적이니 아직 상용화가 안 되는 것”이라며 “고시를 고쳐서라도 일단 시작은 할 수 있게끔 조치하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 위그선 조종사의 해기사 6급 자격에 대한 조건이 완화됐고, 교육용 위그선에 대한 한국선급의 인증 조건도 완화돼 단기 교육과정이 마련될 수 있었다. 이번 첫 과정에는 전직 공군 대령과 육군 대령(항공 부문)을 포함한 10명이 교육을 받는다. 현재 러시아, 독일,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도 위그선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국가는 없다.
해양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내년 상반기(1∼6월) 위그선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향후 국제표준을 주도하면서 위그선은 물론이고 조종사 교육 프로그램까지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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