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주가… 금리… 통계… 숫자와 친해져야 재산증식 빨라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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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능력은 개인의 재산 축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네덜란드 틸뷔르흐대 연구팀이 최근 네덜란드 성인 1019명을 대상으로 수리능력과 재산의 축적 간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우선 개개인의 수리능력을 11개의 수리테스트 문제 중 몇 개를 맞혔는지를 가지고 측정했다. 11문제를 모두 맞히면 11점, 한 문제도 못 맞히면 0점을 받게 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수리능력도 높다는 뜻이다. 개인의 재산은 저축, 증권 등과 같은 금융투자액과 부동산 투자액을 합한 총액에서 담보대출을 포함한 각종 부채의 합을 뺀 금액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수리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보다 재산이 더 많은가, 혹은 적은가, 아니면 차이가 없는가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수리능력 점수가 1점 올라갈 때마다 재산은 5.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수리능력 점수 1인 그룹과 11인 그룹의 재산 차이는 기초 재산을 1억 원이라고 가정할 때 약 5200만 원에 달했다.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한마디로 뛰어난 수리능력은 개인의 재산 축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금융시장과 기업, 증권, 그 밖의 다양한 자산의 가치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숫자나 통계의 형태로 무차별 제공된다. 각종 매스컴은 주식과 부동산 시세, 이자율 등 각종 수리적 정보를 무한히 쏟아낸다. 숫자가 싫든 좋든, 우리는 숫자로 표현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셈을 잘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챙기고 더 많은 재산을 불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수의 사람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수학이 싫어 전공을 바꾸는 경우도 허다하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과거보다 젊은이들의 수리능력이 매우 떨어져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수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또는 월등한 수리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투자에 필요한 수리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리정보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우주공학과 미적분 함수가 필요하지도 않다. 숫자에 대한 적개심만 없애도 재산 증식의 소중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이여, 숫자와 ‘일촌’ 맺는 것을 두려워 말라.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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