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말많은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감면’ 또 미봉책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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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전기료 폭탄 불만 커지자… 정부, 작년처럼 구간요금 인하 추진
“이참에 누진제 근본 개편을” 지적

정부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올여름(7∼9월)에만 한시적으로 완화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여야 의원들도 정부에 관련 대책을 촉구하고 있어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부분적인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폭염으로 에어컨 등의 장시간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가정용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누진제를 올여름에 한해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철에도 “저유가로 인한 비용 절감분을 공공요금에 반영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한시적 누진제 완화 조치가 시행된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는 6단계인 누진구간 중 4단계(전력사용량 301∼400kWh) 구간 요금(kWh당 280.6원)을 3단계(201∼300kWh, kWh당 187.9원)로 낮춰줬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체 가구 중 4단계가 27.2%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4단계 구간 사용분에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면 실질적인 요금 할인 혜택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깎아준 전기요금은 모두 1287억 원으로, 530만 가구가 평균 7800원 정도의 할인 혜택을 받았다. 이번에는 이미 요금이 청구된 7월분에 대해서도 할인 혜택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미봉책’일 뿐이므로 이번 기회에 누진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한전에서는 누진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행 누진제는 구간 수가 너무 많고, 요금이 가파르게 오른다”며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전기요금#누진제#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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