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에 5억 공모… ‘증권형’ 첫 영화→ 600만 돌파 13일 현재 수익률 16%
저금리 시대 고수익 상품 관심 급증
기업銀 투자, ‘부산행’ 이어 히트… 문화 콘텐츠 ‘미다스의 손’ 떠올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100만 원을 투자했던 직장인 김모 씨(40)는 요즘 영화 관객 수 확인하는 재미에 산다. 개봉 초기 평론가들의 혹평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영화가 기대를 넘어선 흥행에 성공하면서 수익률이 13일 기준으로 15.6%(15만6000원)를 넘어섰다. 김 씨는 “주변에서 다음에 영화에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이 있으면 알려달라며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의 흥행 성공으로 영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에 투자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금리(1년 기준)가 연 1.1∼1.6%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시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효자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 500만 명 초과 관객 수에 따라 수익 배분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5일까지 인천상륙작전의 누적 관객 수는 641만9808명으로 집계됐다.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인 관객 500만 명을 넘어서면 초과 관객 수에 따라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수익금으로 돌려준다. 600만 명을 넘어선 13일 현재 투자자 수익률은 15.6%다. 만약 총 관객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하게 되면 수익률은 최대 54.6%까지 올라간다. 일반 투자자 1인당 최대 투자금액(2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은 109만2000원(법인세 등 차감 전)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은 IBK투자증권을 통해 300여 명으로부터 5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앞서 ‘귀향’ ‘연평해전’ 등이 기부(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된 바 있다. 하지만 수익을 목표로 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 중 일부를 모아 제작된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이 처음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에 주로 집중했는데 인천상륙작전이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면서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보이게 됐다”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다방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여러 가지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행’ 이어 쌍끌이 흥행 성공
IBK기업은행은 이미 1000만 명 고지를 밟은 영화 ‘부산행’에 이어 인천상륙작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문화콘텐츠 투자 분야의 ‘미다스의 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게 됐다. 기업은행은 인천상륙작전 총 제작비의 약 17%(26억2500만 원)를 투자했고 부산행에는 115억 원의 제작비 가운데 13%(15억5000만 원)를 댔다. 지난해에는 영화 ‘베테랑’에 약 2억3000만 원을 투자해 244%의 수익률을 올렸다.
기업은행은 2013년 7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2015년에는 총 7315억 원을 지원했으며, 올 상반기에만 투자와 대출을 합해 2269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문화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오고 있다”며 “투자만 하고 그 이후 과정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으며, 제작진이 독립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이 성공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원 작품 선정에 대해선 “50명이 넘는 문화콘텐츠 자문위원들과 은행 내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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