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2대, 10개 장애물 순식간에 ‘슝’ 직접 조종하듯 비행순간 생생 중계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 中 DJI, 대중 스포츠 종목으로 육성 야심
조종사 교육-동호회 레이싱도 준비
‘스리, 투, 원! 삐∼.’
출발 신호가 울리자 희고 매끈한 DJI의 인기 드론 ‘팬텀4’가 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떠올랐다. 관중석 앞에 설치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에는 팬텀4에 장착된 카메라가 비추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 원형 고리 장애물을 두 대의 팬텀4가 경쟁하듯 통과하며 경기장을 날았다. 10여 개의 장애물 중 마지막 고리를 넘어서는 순간, 관중석 TV에는 ‘25.392’라는 랩타임 숫자가 찍혔다.
1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용구대로에 문을 연 DJI의 첫 실내 드론 경기장 ‘DJI 아레나’를 찾았다. 정식 개장은 17일.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DJI는 중국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첫 실내 드론 경기장을 지었다.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 문화가 일찍부터 정착했다는 점과 연령별·성별로 다양한 소비자층이 존재한다는 점이 고려됐다.
면적 1395m²(약 422평)에 이르는 DJI 아레나에는 조명이 밝혀진 경주로와 크고 작은 고리 형태의 장애물이 설치됐다. 별도로 마련된 조종석에도 LCD 화면이 설치돼 조종사가 고글을 통해 보는 드론 촬영 영상을 관중들이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했다. DJI 관계자는 “관중의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향후 드론 경주를 대중 스포츠 종목으로 활성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DJI 아레나는 초보 드론 조종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단체 드론 비행 예약, 기업 행사용 대관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드론 전문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드론 레이싱 무대도 마련했다. 개인이 3시간 이용 시 요금은 1만5000원. 활공 코스 구성은 주기적으로 변동될 예정이라고 DJI 측은 설명했다.
세계를 상대로 드론을 팔고 있는 DJI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억 달러(약 1조1050억 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드론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드론 시장 규모가 올해는 278억 원이지만 3년 뒤인 2019년에는 1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드론과 관련한 규제 완화와 함께 드론 보험처럼 드론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문태현 DJI코리아 법인장은 “한국에서 드론에 대한 관심은 DJI가 당초 예측했던 것보다도 높다”며 “DJI 아레나의 연습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이 드론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국내에서 건강한 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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