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창농을 준비하는 이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작물 선택이다. 결정을 위해서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 변화와 생산 현장 분위기를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는 유통업체 농산물 바이어들로부터 귀농·창농 준비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들을 들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귀농·창농 성공을 위한 정답은 없다”면서도 “귀농 희망자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시장 변화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대환 이마트 채소팀 상품기획자(MD)는 “채소, 그중에서도 친환경 채소와 샐러드에 주로 쓰이는 간편 채소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본인이나 가족 소유의 농지가 있는 게 아니라면 쌀 감자 고구마 등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작물은 피하는 게 좋다. 그래서 소농일수록 채소 시장에 관심을 둬야 한다.
안전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 채소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2014년 250억 원어치가 팔린 친환경 채소는 대형마트 매출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265억 원, 올해 280억 원(예상치)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간편 채소는 오이 방울토마토 등 주로 비닐하우스 등에서 키우는 채소로 복잡한 손질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간편 채소를 식사 대용으로 찾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이 좋고 단기간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작물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임정균 홈플러스 건식팀장은 산딸기와 아로니아를 추천했다. 두 작물 모두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라는 점 때문에 요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두 작물의 내년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3배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딸기는 나무를 심고 열매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1년이다. 감, 사과, 복숭아 등 전통 과일들이 묘목을 심고 첫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5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첫 수확에 이르는 기간이 평균 3년 정도인 아로니아도 산딸기와 더불어 초기 투자비가 적다.
현재 수입이 늘고 있는 작물 중에 국산으로 대체했을 때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작물도 추천할 만하다. “현재 재배 농가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규모가 작고 위험성도 크다는 의미이다. 남들이 블루오션이라 말하는 작물을 살펴보되 철저하게 연구해야 한다.” CJ프레시웨이의 농수축담당 임희택 부장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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