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두 업체 2분기 실적 발표
1분기 이어 영업손실 큰폭 확대… 법정관리 현실화 가능성 주목
분식회계 혐의로 전현직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해운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이 2분기(4∼6월)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 회사가 또다시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조선 및 해운산업의 구조조정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 측 요구로 공사가 연장된 부분까지 손실로 처리됐고 이연법인세(손익 발생시기에 따른 법인세 차액) 자산이 전혀 인정되지 않아 손실 발생금액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공시된 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 상반기 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의견’을 제시했다. ‘부정적 의견’ 또는 ‘의견 거절’을 받으면 유가증권시장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4일 분식회계 혐의 등을 이유로 대우조선 주권의 매매거래를 정지한 뒤 현재 상장 적격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진해운도 2분기 영업손실이 228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5% 감소한 1조4322억 원이었다.
한진해운은 이미 채권단으로부터 “이번 주 안으로 자체 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았다. 채권단과 진행 중인 ‘조건부 자율협약’ 만기일은 다음 달 4일까지다. 하지만 유동성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시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번 주가 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할 마지노선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구안 제출 시점을) 19, 20일경으로 잡고 있다”며 “회사(한진그룹) 측에서 굉장히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좋은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실적 악화로 해외 투자자 설득이 더 어려워지고 용선료 협상 역시 난항을 겪으면서 한진해운이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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