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여름 더위가 한창인 가운데 고객들을 잡기 위한 건설사들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인용 전기 스쿠터인 세그웨이를 타고 거리 곳곳을 누비는가 하면 거리에서 무빙카페를 운영하며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휴가철과 올림픽 시즌에 따른 분양 비수기를 돌파하려는 이열치열 전략인 셈이다.
사실 9~10월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폭염 속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분양성수기인 이사철을 앞두고 쏟아지는 신규 단지 속에서 수요자들을 미리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전부터 홍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향후 분양 승패가 갈리는 만큼 건설사들은 이색 마케팅을 펼치며 직접 거리로 나가 수요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길거리 마케팅은 지역 수요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문이나 온라인 등 매체를 통해서 이뤄지는 간접 홍보와 달리 분양 타깃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직접 대면으로 이뤄지는 마케팅 방식이기 때문에 보다 직접적이고 명확한 메시지와 정보전달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멀리서도 눈에 띄는 외관이나 홍보 규모로 인해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분양 이슈화를 일으키기에도 편리하다.
그랑시티자이 세그웨이. GS건설 제공
이처럼 가두 마케팅의 효과가 좋자 건설사들은 30도를 넘는 무더위를 견디며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거리를 채우고 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고객들과 소통하려는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GS건설은 9월 경기도 안산시에서 선보이는 ‘그랑시티자이’ 분양을 앞두고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1인용 전기 스쿠터인 세그웨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 시화호를 따라 안산호수공원에서 갈대습지공원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등 산책로가 잘 갖춰진 입지적 장점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이번 세그웨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조작이 쉽고 이동이 간편하다는 장점을 활용해 고객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중앙공원, 대형마트 등 안산 주요 거점을 누비고 있다.
그랑시티자이 분양관계자는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보다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홍보 수단을 고민하던 중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세그웨이 활용 방안을 계획하게 됐다”면서 “안산 첫 자이 브랜드 아파트로 안산 지역 초고층(49층), 최대규모(7628가구)가 갖는 상징성으로 분양 전부터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 무빙카페. 코오롱글로벌 제공
직접 거리로 나가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에게 무빙카페 운영을 통해 음료를 전달하는 건설사도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9월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분양하는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는 수요층이 밀집된 사직동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를 나눠주며 분양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또 야구도시 부산의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사직구장 바로 앞에서 배너를 등에 메고 분양사 직원들 직접 경기장 곳곳을 누리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휴일에도 경기가 밤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야간에도 쉽게 눈에 띌 수 있도록 LED조명도 달았다.
단지 입지적 특징을 고려한 체험형 마케팅에 힘 쏟는 건설사도 있다. 동일토건이 다음달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송도 동일하이빌 파크레인’은 현장에 마련된 홍보관에서 연수둘레길 전망대와 연계된 스탬프투어와 사진응모전을 준비 중이다. 직접 고객들이 현장 인근을 돌면서 스탬프와 사진을 찍어 응모하는 방식이다. 송도국제도시와 가까워 생활인프라를 공유하는데다 청량산과 봉재산을 배후에 두고 송도국제도시와 서해 조망이 가능한 단지 특징을 고객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서다.
포스코 건설이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분양중인 ‘엘시티 더 레지던스’도 폭염속 마케팅 대전에 동참한다. 이 단지는 입지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현장인 해운대 해변 앞에 전시관을 만들었다. 해수욕장 개장 및 휴가철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인데다 청약 자격 제한이 없어 폭넓은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특히 전시관 해변쪽 벽면에는 300인치 가량의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들을 위해 뉴스 등 각종 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는 “최근 건설업계는 가을 이사철 분양성수기를 앞두고 휴가철 비수기에다 9월 추석 등 이유로 마케팅 기간이 짧아 무더위 속에서도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추석 전후로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을 대비해, 수요자들의 관심유도를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부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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