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1층 강당에서 열린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결선에 참가한 영국의 스타트업
‘수펜타(SUPENTA)’의 아미르 샤드만드 디렉터(35)가 스마트폰 케이스에 끼우는 로봇·게임 컨트롤러(조종기)의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게임 조이스틱이 없어서 불편하다고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문제없습니다. 우리가 플리치오(Flitchio)를 개발한 이유죠. 스마트폰 케이스에 플리치오만 끼우면 각종 게임은 물론이고 드론, 스마트 TV, 장난감도 손쉽게 조종할 수 있습니다.”
런던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수펜타(SUPENTA)’의 아미르 샤드만드 디렉터(35)는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에서 열린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프로그램’ 최종 결선에서 스마트폰 케이스에 손쉽게 끼울 수 있는 빌트인 게임 제어장치인 자사 제품을 자신 있게 소개했다. 프레젠테이션 후에는 이 제품을 활용해 스마트 토이를 움직이는 장면을 직접 시연했다.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프로그램은 국내가 아닌 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올해 처음 열린 이 대회에 세계 유망 스타트업들이 대거 몰려 글로벌 창업 열풍을 실감케 했다. 6월 중순 마감된 서류심사에는 124개국 2439팀이 참가신청을 했고 이 중 240팀이 통과됐다. 이들을 상대로 7월 9개국에서 예선이 열렸고, 이를 통과한 78팀이 17일부터 2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결선에 참가하고자 한국을 찾았다.
최종 결선에 오른 78팀의 국적은 유럽 미국 아시아 등 32개국으로 다양하다. 미국이 16개로 가장 많고 인도(8개) 싱가포르(7개) 벨기에(5개) 등의 순이다.
이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드론, 핀테크, 헬스케어, 전기자동차 등 혁신 기술을 들고 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창업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얼리어답터(새 제품을 남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고객)가 많아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하기 좋다는 점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대기업과의 협력 기회 등을 꼽았다.
일부에서는 국내가 아닌 해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국내 벤처 생태계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지적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창업 생태계가 글로벌화되고, 우수기술을 가진 창업기업이 많이 생겨나 양질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새로운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해외 유망 스타트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미국의 ‘매스챌린지’, 프랑스의 ‘프렌치테크 티켓’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칠레도 국가 주도로 ‘스타트업 칠레’를 만들어 100팀을 선발해 창업자금과 취업비자, 사무실, 현지 네트워킹 및 정착을 돕고 있다.
고경모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은 “이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향후 5년간 100개 이상의 글로벌 스타트업이 새로 생기게 된다”면서 “이들은 성장을 하면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국내 스타트업들에게는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21일까지 국내에서 진행되는 최종 결선 후에 40팀을 뽑아 3개월간 국내 창업 활동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11월 말 벤처캐피털과 국내 대기업 등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열어 최대 20팀을 선발해 초기자금과 사무공간, 비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이 프로그램이 세계적인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프로그램이란
◇개요
세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국내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 시작. ◇경과 ①서류심사(6월 14일 마감)
124개국에서 2439개 팀이 참가 신청해 240팀 선발 ②예선(6월 20일∼7월 13일)
원격 인터뷰와 현지 공개 오디션 통해 78팀 선발 ③결선(8월 17∼21일)
한국에서 4박 5일간 집중 심사 통해 40팀 선발 ④액셀러레이팅(9월 1일∼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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