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0만대 규모… 150만대로 확장 전망
LG, 전력소비 70% 줄인 제품 개발… 전기료 부담 덜고 국내외 공략 채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 개발의 주역인 LG전자 세탁기사업부 이준석 책임연구원(왼쪽)과 한일탁 부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세탁한 의류를 어떻게 말릴지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베란다 없는 주상복합 아파트나 확장형 베란다를 갖춘 아파트 거주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세탁물 널 공간 확보도 쉽지 않지만 늘어나는 미세먼지도 걱정거리다. 건조할 때 빨래에 들러붙는 미세먼지로 인한 ‘2차 오염’이 발생하는 탓이다.
세탁물을 햇빛에 말리는 것이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건조기는 더 이상 낯선 가전제품이 아니다. 전자업계에서는 국내 건조기 시장 규모를 연간 10만 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세탁기와 함께 한 쌍으로 팔리는 해외 사례를 참고할 때 매년 일반 세탁기 시장 규모인 150만 대 수준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건조기 사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전기료. 누진제 적용에 따른 ‘전기료 폭탄’ 걱정에 시달리는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전기료였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사정도 마찬가지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 이후 각국은 에너지 사용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미국 등 건조기 사용이 일상화된 국가에서도 건조기 에너지 효율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건조기가 많은 전기를 쓰는 것은 정속(定速)형 모터의 낮은 에너지효율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인버터 모터로 구동되는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를 개발했다. 일정 속도로 작동과 정지 기능만 실행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모터 구동 속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건조 환경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 소비전력량 기준 기존 제품 대비 30% 수준의 전력만 사용해도 같은 양의 빨래를 건조시킬 수 있는 것이다.
개발은 쉽지 않았다. 제어 기술이 문제였다. 적합한 알고리즘을 찾기 위해 LG전자 세탁기사업부 한일탁 부장과 이준석 책임연구원은 1000여 차례 건조기를 조립하고 분해했다. 청바지 수건 등 세탁물을 넣고 2000차례 넘게 건조기를 돌리고 또 돌렸다.
성과는 분명했다. 표준 코스로 월 8회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전기료가 2000원 정도였다. 기존 제품 대비 전기료를 평균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이 책임연구원은 “내수시장 확대뿐 아니라 연간 700만 대 규모 미국 건조기 시장 등 해외 시장까지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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