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10만원 넘으면 절반은 3개월분납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8일 03시 00분


‘전기요금 폭탄’ 고지 시작

“드디어 저도 공포영화보다 무섭다는 ‘그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번 달 전기요금이 30만 원 넘게 나올 거라고 하네요. 바로 에어컨 껐어요.”

경북 경주에 사는 주부 A 씨가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A 씨처럼 최근 ‘무서운 전화’를 받았다는 주부들의 체험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전화는 한국전력이 전기 사용량이 평소보다 30% 이상 많아진 고객들에게 사용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한 것이다. 한전은 일반적으로 전기계량기를 검침하면서 많이 늘어난 게 확인되면 곧바로 사유를 확인한다. 하지만 집이 비어 있거나 당장 원인을 알기 어려울 때는 2차로 전화를 걸거나 다시 방문해 확인한다. 최근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한 ‘요금폭탄’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한전의 확인 전화와 방문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철 전기 이용량이 평소보다 많아 요금폭탄이 우려되는 가정이라면 고지서가 나오기 전에 미리 요금을 확인해 보고, 분납 등과 같은 대책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우선 각 가정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에서 사용량을 확인한 뒤 한전 사이버지점(cyber.kepco.co.kr)에 접속해 고객번호와 사용량을 입력하면 예상 요금을 미리 조회할 수 있다.

요금은 나눠 낼 수 있다. 절반은 일시불로 내고 나머지는 3개월에 걸쳐 분납하는 방식이다. 이때 수수료나 이자는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올 7∼9월 중 월 요금이 10만 원 이상이거나 6월보다 2배 이상인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7∼9월 전기료에 평균 19.4%의 할인이 적용되지만 검침일마다 요금 할인 기간은 다르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매월 1일 검침을 받는 가구는 7월 1일∼9월 30일 사용분에 대해 할인을 받지만, 검침일이 12일인 가구는 7월 12일∼10월 11일 사용분에 대해 할인을 받는 식이다. 다만 이때도 할인액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관계자는 “검침 일자와 관계없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7월과 8월 전기 사용분에 대해서는 모든 가구가 요금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전기요금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전기요금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의 분노 속에서 표출된 의견을 과감히 수렴해 혁신적인 개혁안을 만들겠다”라며 “27일 전당대회 이전에 가정용 전기료 개편안을 우선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TF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전기료를 2만∼3만 원 일시적으로 인하해 주는 정부안은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현재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인 가정용 전기료 누진율(11.7배)을 3배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새누리당도 18일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위한 TF를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유근형 기자

#누진제#전기료#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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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추천 많은 댓글

  • 2016-08-18 07:03:08

    더불어 민주당아.. 이럴꺼면 저번에는 왜 부자감세라고 전기요금 개선에 반대했냐.. 철좀들어라

  • 2016-08-18 05:12:48

    정부가 국민 살림 돌봐준다는게 고작 이따우 짓이나 하고...

  • 2016-08-18 08:24:31

    이런 조삼모사한 짓들을 하니 아무도 정부를 믿지않지....말도 아닌 탁상행정 고만하고..누진제나 폐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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