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추석 앞둔 과일-채소값 껑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03시 00분


농산물, 열대야에 제대로 못 자라… 사과-배, 추석무렵 20~25% 오를듯
한우값도 지속상승 2년새 34%↑

추석을 앞두고 한우와 과일, 채소 가격이 오름세다. 무더운 날씨 탓에 작황이 좋지 않은 과일과 채소 가격이 오르고 있고, 한우는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이 수년째 상승하고 있다.

18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날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홍로 사과 1상자(10kg)의 가격은 3만8379원. 지난해 이맘때(8월 12∼18일) 평균 가격에 비해 63.5% 올랐다. 아직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되지 않은 배는 1상자(15kg)에 2만7262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3.6% 떨어졌다. 하지만 사과와 배 모두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예년보다 20∼25% 정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 배 가격이 요동치는 이유는 계속되고 있는 폭염 때문이다. 당초 올여름은 태풍이 한 번도 오지 않아 풍작이 예상됐으나, 밤에도 25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생육에 지장이 생겼다. 최지윤 이마트 사과 바이어는 “과실은 낮에 햇볕을 받아 뜨거워졌다가 밤에 온도가 내려가면서 식어야 생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데 올해는 열대야가 계속돼 제대로 과일이 자라지 못했다”며 “크기가 큰 과일 선물세트 제작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농산물도 폭염으로 시들어 버리는 것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배추의 도매가격(18일 기준)은 10kg에 1만147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8월 12∼18일) 평균 가격(5253원)보다 118.4%나 올랐다. 시금치(4kg)의 도매가격은 4만4351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99.5% 올랐고, 청상추(4kg)는 60.3%, 애호박(28개)은 42.7% 올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수용품의 경우 추석 일주일 전까지 가봐야 실제 가격 동향을 알 수 있지만, 9월 초까지 더운 날씨가 예보돼 있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우 가격은 수년째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추석에는 지난해 추석 때보다 가격이 10∼20%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7일 거래된 1kg당 한우(지육) 도매가격은 1만8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 증가했다. 한우 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4년과 비교하면 34% 늘었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김은 시세가 25% 상승했다. 미리 잡아 냉동 비축한 뒤 내놓는 참조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농수축산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공식품, 생활용품 선물세트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됨에 따라 저렴한 명절 선물을 많이 찾을 것에 대비해 유통업체들이 예년보다 준비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9900원부터 시작하는 5만 원 미만 저가 선물세트를 지난해 추석 때보다 20% 늘렸다”며 “신선식품의 경우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상승 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폭염#추석#과일#채소#한우#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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