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키스트 볼보트럭 인터내셔널 사장
“기차같은 ‘군집주행’ 기술 개발… 각종 변수에 대처한 보완작업 중”
“7년 후면 자율주행 트럭이 도로 위를 지나다닐 겁니다.”
1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서동대로 볼보트럭 평택 종합출고센터에서 만난 헬렌 멜키스트 볼보트럭 인터내셔널 세일즈 부문 사장(51·사진)은 상용차의 미래를 이렇게 내다봤다. 한국 시장 조사를 위해 17일 방한한 멜키스트 사장은 “기술은 준비됐다”면서도 “운전자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교통 혼잡 시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보완해야 할 과제가 많기에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 자율주행의 핵심 분야는 바로 ‘플래투닝(Platooning·군집주행)’이다. 트럭 여러 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가장 앞에 있는 트럭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 뒤에 있는 트럭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동으로 따라가도록 한 시스템을 뜻한다.
속도 제어 및 제동, 조향 등 모든 것은 선두 트럭에 의해 통제된다. 마치 기차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공기 저항을 적게 받아 연료소비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예 운전자 없는 주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 상용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트럭에 대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임러트럭은 2014년 ‘메르세데스벤츠 퓨처 트럭 2025’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트럭을 선보였다. 올해 4월 유럽에서는 볼보, 다임러, 만(MAN), 이베코, 스카니아, 다프(DAF) 등 6개 상용차 업체가 공동으로 ‘유럽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 2016’ 경연을 개최하는 등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국내 업체인 현대자동차도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차에 적용한 상태지만 유럽 업체에 비하면 뒤처지는 수준이다. 현대차 상용선행전자개발팀 관계자는 “주행조향보조장치(LKAS), 차량 간 통신(V2V) 등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멜키스트 사장은 “연구개발(R&D)은 스웨덴에서 하고 있지만 인프라 및 안전 기준이 뒷받침되면 한국 등 다른 시장에서 플래투닝을 먼저 선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용차 업체 간 치열한 기술 경쟁 속에서 멜키스트 사장은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운전자에게 트럭은 집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수익을 원활하게 내도록 정비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7개인 국내 서비스센터를 올해 말 29개, 향후엔 38개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올해 3월 취임한 멜키스트 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 “까다로운 한국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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