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 인식으로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풀고 송금까지 할 수 있다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공개됐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온 질문이 있다. ‘누가 내 홍채 사진을 도용하거나, 안구를 적출해 가면 어떡하느냐’는 것. 영화에 나왔던 장면이어서 질문이 많았던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홍채 인식을 신기해하면서도 두려워한다는 반증이다. 23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에서 홍채인식 개발을 담당한 김형석 상무에게 직접 답을 들어봤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안구를 적출하거나 고해상도 홍채 사진을 써도 인식이 되는지. 독일 해커단체인 CCC는 홍채 지름이 75픽셀 이상이면 고해상도 사진에서 홍채 정보를 추출해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병원에서도 사람이 죽으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홍채반응이다. 안구가 뽑히거나 사람이 죽어서 반응을 할 수 없는 경우 홍채는 4초 만에 풀린다. 갤럭시 노트7의 홍채인식 기술은 스마트폰 전면의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나오는 근적외선을 광원으로 활용한 뒤 이를 홍채에 반사시킨 영상을 홍채인식 전용 카메라로 촬영한다. 일반 카메라나 적외선 카메라 영상에는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홍채 정보 탈취에 대한 우려가 많다. 갤럭시노트7은 중간에 누군가가 정보를 가로채거나 해킹을 통해 유출될 가능성은 없는지.
“삼성 모바일 보안 솔루션인 ‘녹스’와 ‘트러스트존’을 통해 겹겹이 방어를 해뒀다. 센서가 홍채를 읽고 이를 일종의 영상 형태로 변환한 뒤 여기서 홍채 코드를 추출해내는 모든 과정이 트러스트존에서 이뤄진다. 설사 홍채 정보를 탈취했다고 하더라도 암호화돼 있어 이미지로 복원하는 게 불가능하다.
홍채 정보는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기기 안에 단독으로 보관된다. 기기 초기화시 모두 지워진다. 은행 결제 서버에도 실제 홍채 정보가 아닌 홍채를 통해 본인임이 인증됐다는 결과만 공유된다.”
―홍채인식 기술이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까.
“아직은 카메라와 눈 사이에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각막손상 등 광학적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있으면 홍채 인식률이 떨어진다. 특히 적외선 차단 코팅이 돼 있거나 렌즈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광학적 특성이 다른 누진 초점 안경의 경우 홍채인식 성능이 떨어진다. 야외 햇빛이 강하거나 안경에 빛이 반사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화각(카메라가 찍을 수 있는 최대 각도)을 넓혀서 스마트폰을 얼굴 근처에 가져가면 자연스럽게 주인을 알아보는 느낌이 가능하도록 성능 개선 연구를 하고 있다.”
―향후 홍채인식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삼성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는 것처럼 생체인식 기능을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에코를 조성해나가겠다.”
현재 한국에선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 하나은행 등에서 삼성패스로 로그인이나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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