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는 고민 가운데 하나다. 은행권의 1년 이자가 대부분 1%대에 머무는 현실에서 내 돈을 크게 불려줄 방법은 많지 않다. 몇몇은 목돈을 마련해줄 방법으로 펀드 혹은 변액보험으로 눈을 돌리지만 이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다. 만일 원금의 손해를 보고 싶지 않거나 10년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 변액보험에는 눈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차라리 여윳돈을 가지고 있거나 저축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대책이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상품을 표본조사한 결과 원금보장 기간이 8년에서 13년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수익률 3.25%(공시이율)인 상품을 기준으로 변액보험의 해지환급률을 환산했더니 저축성 연금은 9년, 종신형은 13년은 지나야 원금 손실이 없었다.
10년 넘게 투자해도 원금을 보전받기 어려울 정도로 요즘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낮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펀드운용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섰다. 생명보험사 25개사를 상대로 변액연금보험 펀드운용현황 서면보고서를 제출받아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의 공시를 통해 ‘빅 3’ 보험사의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을 점검한 결과 상품별로 수익률 편차가 컸다. 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의 국내 주식형 16개 상품의 3년 수익률 가운데 4개는 마이너스였고 10개는 10%를 넘지 못했다. 한화생명도 3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국내주식형 상품은 없었지만 6개 가운데 4개는 원금도 못 건지는 수준이었다. 교보생명도 국내 주식형 펀드 전부 3년 수익률이 10%에 못 미쳤다. 펀드 등을 비롯해 보험사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2013년 4.6%에서 올해 1분기 3.9% 로 감소 추세다.
보험사가 발표하는 공시수익률은 고객들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제외한 뒤 실제 펀드에 들어가는 돈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한다. 보험사들이 사업비 등으로 미리 가져가는 돈은 8∼15% 정도다. 납입보험료에서 설계사에게 주는 모집 수수료 등 사업비와 보험사고에 대비한 위험보험료를 미리 떼고 난 다음에 남는 돈을 특별계정에 투입해 펀드에 투자한다.
1년간 100만원을 내는 보험의 공시수익률이 2%라면 소비자는 102 만원을 받을 거라 기대하지만 아니다. 8∼15%의 먼저 가져가는 돈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90만원 정도다. 최소 15% 이상의 펀드수익률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은 “3분기 중으로 보험사의 변액보험 펀드 운용실태를 전면 점검해 필요시 즉각 시정조치하고 개선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나선다고 해도 초저금리 시대에 뾰족한 방법은 없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투자할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도 변수다.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변액보험의 유지율은 1년 83.2%→2년 67.9%→3년 60.1%→4년 52.4% 등으로 계속 낮아졌다. 7년 유지율은 29.8%에 그쳤다.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의 차이가 큰 변액연금에서 해지 때 자신이 그동안 냈던 보험료와 비교해 원금을 보장 받는 기간은 최소 9년이다. 이 바람에 현재 변역연금보험 가입자 10명 가운데 7명은 원금은 커녕 손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