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지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2대 주주 신들러 7500억 손배訴… 1심서 승소로 한시름 덜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신들러홀딩AG(Schindler Holding AG·이하 신들러)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앞세워 현대그룹 재건에 나서는 현 회장으로서는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면서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24일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신들러가 현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낸 7500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고 공판에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신들러가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를 각하하고, 이외 청구는 모두 기각하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신들러는 2011년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 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파생계약을 맺은 것을 문제 삼았다. 해당 파생금융상품은 현대상선의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나눠 갖고 주가가 떨어지면 회사 측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신들러는 계약 체결 이후 현대상선 주가가 떨어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경영진의 파생금융상품 계약이 정상적인 경영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2년 7개월의 긴 법적 분쟁 끝에 1심 법원이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 회장은 경영권 방어 부담을 덜었다. 업계에서는 현 회장이 소송에서 지면 거액의 배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 회장 등 대주주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23.3%, 신들러는 1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들러 측은 이번 법원 판결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현대#엘리베이터#현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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