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이후 첫 대박 스마트폰… 통신사들 물량 확보위해 읍소까지
삼성, 국내 판매 점유율 70% 육박… 업계 “통신사들이 눈치보는 시대”
출시 일주일째를 맞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물량이 달리면서 통상 ‘갑’으로 분류되는 이동통신사들이 ‘을’인 제조사(삼성전자)에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사정까지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LG전자와 팬택 등 국내 다른 제조사들의 판매 점유율이 낮아진 시장 상황과 겹쳐 이동통신업계의 ‘갑-을’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초기 공급한 갤럭시 노트7 물량은 19일 출시 이후 불과 3일 만에 모두 동이 났다. 불법 보조금 등 현장 마케팅이 본격화되지 않았는데도 대부분의 대리점이 예약판매로 사전 신청된 물량조차 대지 못하고 있다. 개통 경쟁도 이어져 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출시 6일 만에 12만4543건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3월 ‘갤럭시S7’ 출시 직후 6일간(9만7858건)보다도 27%가량 많은 수치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통신사 대리점주는 “하루에 ‘노트7’ 있느냐는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5대 정도씩 할당을 받는데 어림도 없는 수준”이라며 “‘갤럭시S3’가 나왔던 2012년 이래 가장 물량이 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의 흥행에 삼성전자와 통신3사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신작 스마트폰이 많지 않아, 통신3사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갤럭시 노트7 단말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현재 통신3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납품 계약상에서의 협상력도 높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더 높아진 원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공급자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와 팬택의 판매 점유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말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판매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한국에서 쓰는 스마트폰 10대 중 7대 이상이 삼성전자 제품이란 얘기다. 시장조사기업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G3가 출시된 직후였던 2014년 6월 삼성전자가 57.3%, LG전자가 29.3%씩 갖고 있던 시장점유율은 올해 8월 2주 차 기준 삼성전자 69.6%, LG전자 19.5%로 바뀌었다. 갤럭시 노트7의 판매 물량까지 반영되는 8월 4주 차에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80% 가까이로 올라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팬택 등 중소업체들의 점유율이 삼성전자로 모두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팬택이 7.1%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의 균형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팬택과 TG앤컴퍼니 등 후발주자들의 점유율을 합쳐도 2.5% 수준에 불과하다. 팬택의 복귀 모델인 ‘스카이 아임백’은 10만 대 넘게 팔리며 선전했지만 팬택의 위상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경쟁자들이 사라진 한국 시장에서 통신사들도 삼성의 눈치를 보게 됐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