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체제를 거치며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골목 상권에 진입해 중소기업들의 기술을 가로채고, 본업과 전혀 무관한 분야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는 이 방식은 경제 발전 과정에 부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1987년 철공소 기계부품을 제작하는 회사를 설립한 이래 공작기계, 방위산업, 에너지, 환경 등 4개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중견 기업 이엠코리아㈜(당시 동우정밀·www.yesemk.com)의 강삼수 회장은 이 같은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토대로 5∼10년 단위의 사업 전망과 기업 전략 아래 중장기 R&D를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갑자기 급부상한 아이템을 차용하지 않고, 기업 내부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지을 수 있는 사업으로만 범위를 한정했습니다.” 강 회장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서 이 회사의 성공 이유를 다시 한 번 이해할 수 있었다. 최고의 정밀기기 회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미래를
사실 그는 ‘최고의 공작 기계회사’를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그 과정에 위기도 있었다. 1997년 IMF 한파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지만, 직원들과 일심동체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공작기계 가공능력을 토대로 방위산업과 발전설비 분야에 새로 뛰어들 수 있었다. 또한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회사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새로운 분야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기존의 정밀공작기계 분야에서 꾸준히 매출을 받쳐주고, 3년 전부터 진출한 TBM(Tunnel Boring Machine·터널 굴착기) 사업과 항공/방산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원통형 커터헤드 전면을 회전시켜 터널을 굴착하는 TBM은 복잡한 도심지 교통시설, 전력구, 가스관, 상하수도 등의 지하터널 공사에 매우 유효한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국방품질 경영시스템과 AS9100 인증을 보유한 방산/항공사업은 우리 군의 핵심 전력인 K21 보병장갑차, K9 자주포 등의 육상장비와 함께 항공기 유압저장조, 랜딩기어 등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물론 이 밖에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와 수소 스테이션 건설, 유기성 폐기물 처리장치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중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며 대형-중소형 할 것 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7년 IMO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이 국제적으로 발효되면 1000억 원대 매출 증대를 기대할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다. 또 미래의 환경 친화적 대체에너지인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이엠코리아는 수전해 방식 수소 제조 장치와 함께, 수소 스테이션 건설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풍력과 태양광 등에 비해 몇 십 배에 달하는 저장력을 자랑하는 수소 에너지 저장장치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연 변화에 따라 환경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섬 등의 운영에 필수적인 만큼, 이 사업의 향후 전망은 밝다. 이 밖에 무소음과 완벽한 탈취 시스템으로 악취를 없앤 유기성 폐기물 처리장치 역시 강 회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50명 이상의 기업 식당과 대형 병원, 학교 등의 공공장소에 필수적으로 설치해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주문을 받아 프랑스 산간 지역과 섬 등에 설치할 5t, 2t급 에코크로브도 제작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사람과 긍정의 힘’으로 기술혁 신, 일류 기업을 꿈꾸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결코 만족하지 않은 강 회장은 기술 혁신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해서도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중소 제조기업이 매출의 3∼5%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해도 비용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터널굴착기의 경우 7∼8m급 이상의 대형 TBM 신기술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만 해도 500억 원 이상이 소요되죠. 열악한 환경에 처한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해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그는 ‘사람의 힘’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그동안 혼신의 힘을 다한 직원들의 R&D 노력이 있었기에 생산역량을 쌓고 내실 있는 성장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그런 직원들을 위해 자녀 학자금, 유류비를 지원하고 전세자금 대출 제도 등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챙겨왔다.
“위기를 겪으며 저도, 회사도, 직원들도 모두 더 단단해졌습니다. 회사의 10년, 50년, 100년 발전을 위해 우리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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