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수출침체로 내수성장 착시… 고부가 창출-R&D로 수출회복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현경연, 경제 조로화 경고
“정부 저금리정책-유동성 확장이 가계대출만 늘려 불안정성 심화”

한국이 경제 규모는 중진국인데 경제 구조만 선진국형으로 바뀌는 ‘조로화(早老化)’로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경쟁력 강화와 새 고부가가치 분야 창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성장요인 분해를 통해 본 최근 한국경제의 특징’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최근 6년간 한국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성장 속도는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지고 내수의 기여도가 높아지는 최근의 현상을 ‘조로화’로 지칭했다. 대체로 선진국 중 대규모 개방경제에 속하는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은 1인당 구매력과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과거에 수출의 기여도가 절대적으로 컸으나 최근에는 수출 부진을 내수가 방어하고 있다. 보고서는 “하지만 이는 수출 침체가 길어져 내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일 뿐”이라며 “내수 시장이 정말 성장해서 내수 기여도가 높아진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성장률이 낮은 문제도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1∼3월)와 비교했을 때 올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2.8%, 민간 부문 성장률은 1.8%다. 둘 사이에 1%포인트 격차가 있다. 민간 부문의 성장이 공공 부문 등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유동성 확장이 기업의 기술투자나 고용이 아니라 서민들의 가계대출 증가로 집중되는 것도 경제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계 경제와 대외 여건이 좋지 않지만 내수에 의존하지 말고 고부가가치 분야 창출, 연구개발 투자로 수출 회복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를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주도할 수 있도록 기업투자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경제연구원#경제#수출침체#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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