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 예산안 400조7000억]기재부 “법인세 17.3% 증가 예상”
세수 241조… 올 본예산보다 18조↑ 일각 “정부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稅收) 풍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가 실제보다 낙관적인 세수 전망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0일 내년도 국세 수입이 241조7644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222조9372억 원)보다 18조8272억 원(추가경정예산안 대비 9조254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본예산 대비 국세 수입 증가율은 8.4%로 총지출 증가율(3.7%)보다 2배 이상으로 높다. 국세와 세외수입, 기금 등을 포함한 총수입은 414조5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박춘섭 기재부 예산실장은 “일시적 세수 증가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성장률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 3.0%+물가상승률 1.1%)을 4.1%로 잡았다.
세목별로는 법인세 증가가 두드러진다. 내년에 법인세는 53조9726억 원이 걷혀 올해 본예산보다 17.3%(추경안 대비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는 “올 상반기(1∼6월) 실시된 강력한 재정 보강 조치로 하반기(7∼12월) 산업 활동이 활발해져 법인 영업실적이 개선됐고, 대기업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세는 고용 증가와 명목임금의 자연상승분에 힘입어 올해보다 7.3%(추경안 대비 3.1%) 증가한 65조2718억 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또 내년도 부가가치세는 61조5353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5.9%(추경안 대비 3.0%) 늘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진작을 위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행사 등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한 주세(酒稅)는 내년에 3조3338억 원이 걷혀 사상 최대 기록을 또다시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정부가 지나치게 세수 전망을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정부는 국세 수입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가 2012년부터 3년 연속 세수 결손을 일으킨 적도 있다. 2014년에는 정부가 경상성장률 전망치 6.5%를 토대로 예산을 편성했지만 실제 경상성장률은 3.9%에 그쳐 10조9000억 원이란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추경에서 세수 보전용으로 5조4000억 원을 편성하지 않았다면 세수 결손이 불가피했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4%대 경상성장률을 근거로 세수 전망을 했지만 현재 성장률 추세나 0%대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실제 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실질성장률이 3%대 이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세수가 올해보다 10조 원 이상 늘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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