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로 슈퍼마리오 등판했지만…‘혁신’ 안 보이는 아이폰7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8일 16시 30분


오로지 일본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에 기댄 ‘아이폰7’이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된 애플 아이폰7과 7플러스는 시장에서 돌았던 유출 이미지와 루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큰 화제꺼리가 일본 게임회사 닌테도와의 제휴였을 정도였다. 과거 애플이 추구했던 ‘혁신’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구원 투수로 슈퍼마리오 등판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키노트 발표를 시작한 지 10분도 안돼서 ‘슈퍼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 닌텐도 대표를 무대 위로 불렀다. 미야모토 대표는 올해 12월 애플 운영체제(iOS) 전용 ‘슈퍼마리오 런’ 게임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슈퍼마리오 게임이 모바일 버전으로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은 없었다.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1m 깊이에서 30분을 견딜 수 있는 방수·방진 기능을 갖췄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로 전작과 동일하다. 모델별 저장용량은 작년 모델의 2배씩인 32GB, 128GB, 256GB로 늘었다. 부가세를 제외한 가격(32GB 모델 기준)은 아이폰 7이 649달러, 7플러스는 769달러로 전작과 같다.

미국 등 1차 판매국에서 9일 예약판매가 시작된다. 시판일은 16일이다. 지난해보다 예약 판매는 3일, 시판은 9일 앞당겨진 것이라 이달 중순까지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한 삼성전자와 9월 말부터 치열한 고객 확보전이 예상된다. 한국은 3차 판매국 명단에도 없어 10월 중순이나 11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애플 소비자는 ‘봉’

애플이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앤 것을 놓고도 비판이 거세다.

필립 실러 애플 부사장은 “스마트폰에 더 다양하고 중요한 기술을 탑재하려고 공간 확보를 위해 (이어폰 단자를) 없앴다”고 했다. 아이폰7 이용자들은 음악을 들으려면 충전 단자에 유선 이어폰을 꼽아 쓰거나,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 유선 이어폰은 충전하는 동안 쓸 수 없다. 애플은 이날 공개한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에 대해서는 평소 애플에 우호적인 미국 언론들조차 우려를 표시했다.

양쪽 귀에 거는 형태인 이 제품은 블루투스보다 전력 소모가 적은 ‘W1’ 무선칩과 기술을 적용했다. 하지만 가격이 159달러(약 17만3000원)로 만만치 않은데다 한 차례 충전 후 사용 시간이 5시간이어서 아직 대중화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가 내놓은 무선 이어폰 ‘기어 아이콘X’과 유사한 형태다. 이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애플 마니아들조차 다른 기기와 호환할 수 있는 아날로그 이어폰을 그대로 쓰길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도 ‘이미 무선 이어폰 한 쪽을 잃어버린 느낌’이라는 냉랭한 반응이 이어졌다.

● 세계 시계 시장 바꾼 애플워치2


애플은 이날 애플워치 차기작도 공개했다. 쿡 CEO는 “애플워치를 내놓은 지18개월 만에 롤렉스에 이어 지난해 전체 시계 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워치가 나오기전까지 롤렉스-파슬-오메가 순으로 이어지던 세계 시장 순위는 이제 롤렉스-애플워치-오메가 순으로 바뀌었다. 애플워치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장난감’이라고 비웃던 전통 시계업체들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이키와 협업한 버전 등 4종류로 나오는 애플워치 시리즈2는 올 여름 돌풍을 일으킨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를 사전탑재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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