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리터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전영역에 걸친 스트레스 없는 달리기 성능과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에 둔 안정적인 차체 반응이 기존 대형 세단의 주행 성능과는 확실히 다른 맛을 전달한다.
외관은 퍼스트클래스 세단에 준하는 고급스러움이 느껴지고 앞뒤 넉넉한 실내는 어디에 앉아도 부담이 없다. 다만 뒷자리 보단 운전대를 잡고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기를 추천한다. 말쑥한 외모와 달리 고성능 스포츠카 수준의 맛이 느껴진다. 지난 7월 국내 출시한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 CT6는 8월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앞선 사전계약에서 300대를 돌파하며 1, 2차 선적물량이 모두 팔리는 등 흥행 돌풍을 이끌고 있다. 경쟁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과 ‘가성비’ 높은 사양 탑재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
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품격은 유지하고 캐딜락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아 상품성을 높인 부분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인천 영종도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이르는 왕복 120km의 거리를 약 2시간에 걸쳐 달렸다. 시승차는 캐딜락 CT6의 상위 트림인 플래티넘 모델로 첨단 열감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나이트 비전 시스템을 비롯 완전한 후방 시야를 제공하는 리어 카메라 미러 등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이 탑재됐다. 먼저 캐딜락 CT6의 차체는 새로운 대형 세단 모델을 위해 개발된 오메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돼 차체의 64%에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됐다. 이로 인해 경쟁 모델 대비 가볍고 견고한 바디가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5185mm, 1880mm, 1485mm에 휠베이스가 3109mm에 달해 BMW 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비교해 전장은 각각 87mm, 65mm, 휠베이스는 39mm, 74mm가 길어 동급에서 여유로운 크기를 확보했다. 다만 차체 무게는 이들과 비교해 최대 100kg 이상 가벼워 주행성능과 연료 효율성은 이점을 보인다.
캐딜락 브랜드의 정체성을 적극 반영한 실내외 디자인은 캐딜락의 얼굴인 전면 그릴과 버티컬 타입 시그니처 라이트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이고, 더욱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캐딜락의 품격을 한 단계 더 격상시켰다. 특히 시그니처 라이트에는 간접 조명 방식의 LED 다기능 헤드램프를 적용해 일반 램프보다 뛰어난 조도와 라이팅 효과를 제공한다. 실내는 감촉이 뛰어난 천연 가죽과 고급 원목을 비롯해 탄소 섬유 등 특수 소재를 적용해 품격을 높였다. 이색적인 부분은 업계 최초로 사용된 디지털 방식 리어 미러로 앞뒤로 미는 단순한 조작에 따라 후방 시야를 300% 증가 시키는 풀 컬러 디스플레이 리어 카메라 미러를 선택할 수 있다. 첫 사용감은 이질적 이지만 곧 익숙해져 일반 거울에 비해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CT6의 파워트레인은 3.6리터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39.4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고 첨단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민첩한 응답성과 효율성을 보인다.
특히 CT6에는 각 휠을 독립적으로 모니터하고 개별 조종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을 장착해 네 개의 바퀴는 1/1000초 단위로 노면 상태를 감지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하며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발휘한다. 실제 도로 주행에서 캐딜락 CT6의 가장 큰 장점은 부족함 없는 가속성능을 꼽을 수 있겠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데로 속도가 붙는다. 추월 가속 성능 역시 뛰어나 속도를 올리거나 오르막을 달릴 때 전혀 부족한 기색이 없고 전영역에서 고른 회전질감을 발휘한다.
다만 운전대의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운전자 의도에 따른 변속 조절 시 엔진회전수가 레드존에 도달해 한 참을 달려도 자동변속이 이뤄지지 않으며 엔진회전수가 빨라짐에 따라 엔진음이 고성능 모델처럼 요란하게 소리를 냈지만 묵직하거나 풍부한 느낌은 조금 부족하다. 또한 경쟁 모델로 언급한 7시리즈, S클래스에 비해 2열의 다양한 편의사양 부족 등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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