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격언도 있습니다.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을 나타내는 문장들이라고 생각합니다.”
7일(현지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 주 페스케리아 시에서 열린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일데폰소 과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연방 경제부 장관은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런(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은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기아차는 (멕시코)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중요한 기업으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 황무지에 첨단공장 세운 ‘해봤어?’ 정신
비야레알 장관의 덕담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 행사장 분위기였다. 현지 멕시코 관계자들은 “마치 바다가 육지로 변하듯 광활한 황무지가 14개월 만에 최첨단 자동차 생산단지로 변했다”며 놀라워했다. 기아차 멕시코법인 박우열 구매실장(상무)은 “2014년 10월 시작된 공장 건설 초창기 6개월간 엄청난 비가 쏟아져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것을 만회하려고 2교대 근무제까지 시행했다. 현대기아자동차 특유의 ‘해봤어’ 도전정신이 이번에도 큰 위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공장은 중국(옌청·鹽城·2002년·생산능력 89만 대) 유럽(슬로바키아·2006년·33만 대) 미국(조지아·2009년·34만 대)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해외공장이다. 연간 4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멕시코 공장의 완공으로 기아차의 해외 생산능력(총 196만 대)이 국내(160만 대)를 추월하게 됐다.
기아차는 “멕시코는 자동차 생산 세계 7위(340만 대), 내수 판매(135만 대) 중남미 2위(1위는 브라질)”라며 “멕시코 공장 건설은 매년 10%씩 성장하는 멕시코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동시에 미주 지역 공략의 거점을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공장에서 미-멕시코 국경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 거리(200km)밖에 안 된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뿐만 아니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세계 49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다. 기아차는 이런 전략적 이점을 활용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준중형차 K3(현지 이름 포르테)의 20%는 멕시코 시장에,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총 80여 개국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멕시코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각축장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혼다 르노-닛산 BMW 폴크스바겐 등이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거나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2000여 곳에 달한다. 멕시코 자동차공장 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약 40달러로 미국의 20∼30%에 불과하고, 시간당 임금(약 3.3달러)이 세계의 생산기지로 불리는 중국(4.2달러)보다도 낮다.
○ 트랜스포머 연상시키는 최첨단 설비
준공식 직후 둘러본 공장은 거대한 산업단지 같았다. 축구장 700개 크기인 335만 m² 규모의 부지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완성차 생산설비와 품질센터 조립교육센터 주행시험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췄다. 총 건평은 20만 m². 별도로 공장 인근 165만 m² 부지엔 15개 한국 부품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자리 잡았다. 박 구매실장은 “모든 면적을 합치면 서울 여의도의 1.7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프레스와 차체 공장에선 공정 대부분을 로봇이 담당했다. 특히 차량 용접은 300여 대의 로봇이 긴 팔을 빠르게 움직이며 작업하고 있었다.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는 듯했다. 그렇게 53초당 1대의 K3가 생산되고 있었다. 강한규 부장은 “설비 고장 시 한국 본사의 전문가들이 원격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엔 1500여 명이 근무하는데 생산능력(연간 40만 대)이 풀가동되면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예정이고, 빠르면 2019년 40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아차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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