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임명 295일 만에 경질된 이유에는 엄숙한 공식 행사에서 자주 웃어 품위 없어 보였다는 지적도 들어 있다. 아직도 그녀가 왜 그렇게 웃음보를 터뜨렸는지 알 수 없다. 미국 심리학 사이트인 사이콜로지투데이는 “여성은 대중 앞에서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웃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점대로라면 윤 전 장관의 부적절했던 웃음은 그녀가 너무 여성적이었다는 의미도 된다.
▷여성의 눈물은 웃음보다 더 강한 자기방어 수단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오렌 하손 교수는 “눈물을 흘리는 것은 적(敵)에게 대항할 뜻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눈물을 매개로 한 소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좀 더 자주 나타나는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시의적절하지 않다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 김영삼 정부 때 환경처 장관에 발탁된 황산성 변호사는 1993년 자료가 부실하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눈물을 흘려 감정 조절에 서툰 장관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부실을 키운 당사자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유수홀딩스 회장)이 어제 국회 청문회에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울먹였다. 2년 반 전 웃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윤진숙 장관을 호통쳤던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최 회장에 대해서도 주식을 한진해운에 출연하라고 압박했다. 진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눈물은 가식적인 쇼나 악어의 눈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의원들이 최 회장의 눈물에 흔들렸다면 여론의 지탄을 받았을 것이다.
▷현재 재산 규모를 묻는 질문에 최 회장은 “350억∼400억 원”이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한진해운에 대한 해법과 관련해서는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시간을 더 달라”는 말로 빠져나갔다.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것이라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지금은 기울어져 가는 한진해운을 직접 지원하는 방법만이 의미가 있다. 눈물로 찾아갈 수 있는 도피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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