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앞에 폐쇄회로(CC)TV가 생기기 전엔 학원 수업이 끝나고 밤 10시가 넘어 집에 오는 게 무서웠다. 주택가라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은 불안감이 컸고, 현관 비밀번호를 누를 때면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은 마음에 비밀번호를 잘못 누르기도 했다. CCTV가 설치되고 난 뒤 긴장을 안 해도 되니까 기분이 좋다.”
광주 북구 서강로의 ‘참빛지역아동그룹홈’에서 사는 한 학생이 작성한 수기다. 그룹홈이란 가정 해체 및 방임, 학대 등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아동들을 위한 소규모 아동 보호시설이다. 보통 시설장과 생활교사 두 명이 5∼7명의 아동 및 청소년을 실제 집과 같은 환경에서 보살핀다. 형편이 넉넉지 않다 보니 임차료가 저렴한 빌라나 다세대주택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런 그룹홈이 전국에 480곳이 넘는다. 이곳에서 보호받는 아이들은 2900여 명에 이른다.
에스원 임직원들은 그룹홈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상여금의 10%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전국 365개 그룹홈을 직접 방문해 CCTV와 방범창 등을 설치해 왔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여자 청소년만 모여 사는 서울 관악구 난곡로의 아모텍오디가정의 생활복지사 허지원 씨는 “여자들끼리만 살다 보니 안전 문제에 가장 큰 신경이 쓰였고, 아이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이유도 학대나 방임 등이어서 안전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라며 “CCTV가 생긴 뒤 지난 1년간 아이들이 큰 불안감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CCTV가 잦은 가출을 하는 시설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경기 군포시 봉성로의 ‘하늘둥지’ 관계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남자 아동 7명이 함께 살고 있어 늘 사건 사고에 당황했었다”며 “CCTV를 설치한 뒤로는 가출한 아이가 언제 어떤 옷차림으로 나갔는지 컴퓨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아이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식구가 많다 보니 벌어지기 쉬운 화재 등 집 안의 사고도 예방해줬다. 군포시 봉성로 ‘다솜둥지’ 관계자는 “아이들과 정신없이 생활하던 어느 날 가스레인지 위에 행주를 삶고 있다는 걸 깜빡했다”며 “‘화재 신고가 접수됐으니 확인 부탁한다’는 에스원 전화가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에스원은 2014년부터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안전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1박 2일 동안 에스원 3119 구조대와 심폐소생술(CPR) 강사가 화재 대피 훈련과 CPR 교육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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