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육아까지…노년의 명절증후근

동탄시티병원 신재흥 원장. 사진제공｜사진작가 정기국

경직된 자세·반복된 동작 통증 유발
꾸준한 스트레칭·온찜질 효과 만점

명절증후군은 며느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어머니도 예외는 없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58세의 김 모씨. 추석 명절을 보내고 나서 허리통증 때문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맞벌이하는 아들 부부를 대신해 평소 육아를 전담하던 그는 명절에도 쉴 틈이 없었다. 차례상에 가족들 먹일 밥상까지 준비하고 나니 평소 좋지 않던 허리에 심하게 무리가 갔다.

통증으로 대표되는 명절증후군은 대체로 경직된 자세로 오랫동안 일하거나 반복적인 동작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허리 근육이 약화되는 시기에 있는 50대 이상의 중년 여성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 5명 가운데 3명(62.2%)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자료분석 결과, 지난해 허리디스크 환자 수는 210만 명으로 2010년의 182만 명 보다 15.4% 증가했다.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층은 50대였다. 전체 환자 수의 24.6%였다. 60대 19.3%, 70대 18.2%로 50대 이상이 62.2%를 차지했다. 50대 이상 환자 가운데 여성이 69.9%로 남성의 52.2%보다 훨씬 높았다. 동탄시티병원 신재흥 원장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는 시기다. 이 연령대에서는 여성이 가사노동과 육아를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허리 건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 뼈를 연결하는 조직으로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허리디스크는 디스크(추간판)가 무리한 운동이나 장기간의 잘못된 자세 탓에 밖으로 밀려나오며 주변의 신경근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도 생긴다. 신 원장은 “통증을 예방하거나 줄여주는 가장 기본은 스트레칭이다. 척추를 비롯해 주변 근육에 무리가 가기 쉬운 명절에는 틈틈이 몸을 풀어주어야 하며, 이때 바른 자세로 근력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스트레칭과 함께 가벼운 온찜질을 했는데도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