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내년 공항 3단계 건설을 차질 없이 준비해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공항으로 거듭나겠습니다.”
19일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서 만난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표정엔 안도감이 가득했다. 이번 추석 연휴 특별운영기간(13∼18일)에 역대 명절 성수기 최다 이용객인 97만 명이 몰렸지만 우려했던 수하물 지연이나 혼잡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이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도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월 인천공항은 수하물 지연 사태와 밀입국 사건 등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며 홍역을 치렀다. 이때 항공 전문가인 정 사장이 인천공항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정 사장은 2월 초 취임과 동시에 100일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수하물관리시스템(BHS)과 폐쇄회로(CC)TV의 확충 등 시설 개선, 인력 보강,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공항 정상화를 조기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사람의 실수를 막기 위해 시스템과 장비를 정비했다”며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대응 체제를 갖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1∼8월 지각 수하물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고, 2월 이후 보안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은 “출국장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체크인 카운터의 운영 시간을 앞당기고 보안 검색 및 순찰, 특별 점검 등을 통한 원활한 여객 수송에 만전을 기했다”며 “여름철 성수기(7월 16일∼8월 15일)에 역대 최대인 총 553만 명의 여행객을 문제없이 처리하는 등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자랑했다.
세계 최고 공항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현재 수용능력(연 5400만 명)이 포화상태에 이른 인천공항은 내년 말 1800만 명 규모의 제2여객터미널(T-2) 완공이 최대 과제다. 정 사장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서비스 노하우를 3단계 건설 사업에 접목하고 있다”며 “내년 4월까지 시설물을 완공하고 6개월 이상 시험운전을 거쳐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공항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항 이용객 증가 추세에 맞춰 추가 시설 확충도 서두르기로 했다. 그는 “1800만 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4단계 확장(4조 원 규모) 터미널 공사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 말에 조기 착공할 계획”이라며 “인천공항은 2022년엔 연 1억 명 가까운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은 11년 연속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최근 중국 베이징·광저우·푸둥,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서비스, 디자인, 볼거리 등을 확충해 공항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항은 첨단시설을 배치해 자동화하고, 공항 주변 지역은 글로벌 비즈니스·레저의 중심인 에어시티로 키워 단순한 공항이 아닌 ‘에어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동아시아 허브공항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환승객 증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 사장은 “최근 환승객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으로 단거리 노선이 증가하는 등 구조적·환경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환승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중국, 일본과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최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및 마케팅을 혁신하는 23개 종합대책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그는 “환승객이 증가할 경우 항공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중국 일본 등 지역별 특화마케팅, 새로운 환승상품 개발, 신규 노선 확보 등을 통해 환승객을 다시 증가세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ICT를 공항에 구현한 스마트 공항을 구축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정 사장은 “모바일, 위치기반, 빅데이터 등을 융합해 원스톱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하고 연내에 로봇이 안내하고 짐을 들어주는 시스템도 도입할 것”이라며 “첨단 항행 운항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항시설의 자동화·인공지능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 인천공항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정 사장의 관심사다. 그는 “인천공항 하면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도록 T-2에 한국을 상징하는 디자인과 시설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로봇 등 첨단 스타트업 기업에 홍보 기회를 제공하는 등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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