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성과연봉제, 실적 부풀리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3일 03시 00분


 성과 연봉제는 업무 성과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함으로서 구성원들을 자극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에서 착안한 제도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급여의 차가 결국 직원들의 직무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성과급 제도 반대론도 존재한다.

 미국 하버드대, 카네기멜런대, 미시간대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급여가 적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이 이를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 속임수를 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에게 총 40개의 문제를 푼 뒤 스스로 채점한 정답이 몇 개인지 보고하도록 했다. 그리고 보고된 정답 수에 따라 다른 수준(정답 한 개에 5센트 또는 25센트)의 보상을 받게 했다. 그중 일부는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른 수준의 성과급을 받고 있음을 알게 하고, 나머지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성과급을 받고 있다고 믿게 했다.

 실험 결과 구성원 간 보상 수준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 정답당 5센트를 받기로 한 참가자들이 25센트를 받기로 한 참가자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보상 수준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몰랐던 참가자들의 경우 5센트를 받기로 한 집단과 25센트를 받기로 한 집단 사이에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즉, 보상 체계가 실험자에게 인지된 경우 자신이 받는 보상이 낮다면 속임수를 더 많이 써서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려고 했다.

 이어 진행한 두 번째 실험 결과, 같은 소집단 내에서는 구성원들이 모두 동일한 보상을 받거나 다른 보상체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낮은 보상을 받더라도 속임수를 쓰려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조직의 저성과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오히려 속임수를 써서 조직 전체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들로 하여금 성실하게 성과를 향상시키기보다는 속임수를 쓰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chanhoo@kaist.ac.kr
#경영의 지혜#경영#리더#성과연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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